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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묻은 서버의 정체는?…삼성 측 "전체가 인멸 대상은 아냐"

조세일보 / 홍준표 기자 | 2020.06.29 16:46

'삼바 증거인멸 2심 4차 공판' 증거인멸 대상 공방
검찰 "통째로 PC를 바닥에 숨긴 것"…파일 정리 방침
변호인 "무관한 파일 다수 발견, 인멸 대상인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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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를 인멸하거나 교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 전·현직 임원 측이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서 "저장매체에는 파일과 무관한 파일이 많다"며 파일을 특정해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증거를 인멸하거나 인멸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 삼성 전·현직 임원 측이 증거인멸의 대상을 특정해 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함상훈 부장판사) 심리로 29일 열린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 전·현직 임직원 7명의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교사 혐의 속행 공판에서 삼성 측 변호인은 "검찰은 저장매체와 파일이 증거인멸의 대상이라고 하지만 PC 자체는 인멸의 대상이 아니라고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은 삼성 측이 신청한 증인 2명이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개인 사정 등의 이유로 나오지 않아 사실상 공전했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이 제출한 의견서에 대한 양측 의견을 듣는 시간으로 재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먼저 '증거인멸 대상'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증거인멸의 대상이 되는 것은 저장매체와 그 매체에 저장된 디지털자료 일체를 의미한다"고 설명하며 조서에 기재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적힌 파일 개수를 정리해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검찰은 파일이 2600만개가 있다고 하는데 이 중 시스템파일은 제외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며 "관련 없는 파일은 정리해 줘야 재판이 끝나지, 계속 붙들고 있는 것은 무의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사건도 맡고 있는데 그 재판에서도 관련성 여부를 두고 다투는 경우가 있어 (디지털증거 부분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돼야 할 것"이라면서 "디지털 재판의 시초가 되는 사건이라 생각하고 정리를 해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이에 검찰은 "증거인멸 고의로 물건을 바닥에 숨겼고, 이 저장매체 안에 2000만개의 파일이 있는데 그것이 인멸된 것"이라며 "특정부서의 직원이 숨겨야 하는 자료를 일일이 검색해서 없애지 못하는 상황에서 (통째로) 저장매체를 숨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검찰은 시스템 파일을 제외한 콘텐츠 파일을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는 금감원 감리가 진행 중이던 2018년 5월경 공장 통신실 바닥을 흡착기로 들어 올리는 방식을 통해 메인·백업 서버 3대를 은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삼성전자 사업지원 TF와 보안선진화 TF 등 삼성 수뇌부가 삼성바이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들에게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컴퓨터 및 휴대전화 자료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변호인은 "이 사건에서 PC 그 자체는 증거가 아니"라며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변호인은 "혐의가 있어 기소될 때 PC 자체를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저장매체의 파일을 증거로 제출할 것인데 (검찰의 공소사실에는) 시스템 파일이 굉장히 많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검찰 제출 증거 중 '교통비 지급·경력사원 채용 품의·수의사 연봉·퇴직 면담·전기 UPS 특징 회로도'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변호인은 "과연 이러한 문건들도 분식회계와 관련한 증거인멸의 대상이 되는 것이고, 처벌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상당 부분이 시스템파일이거나 사건과 전혀 무관한데, 통으로 묶어서 처벌해달라고 하는 것이 맞는지 지적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검찰이 증거를 적극적으로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다음 재판은 8월 31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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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 2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할 것을 검찰에 권고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 사건의 본안 사건인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불기소하고 수사를 중단하라고 의결했다. 수사심의위는 지난 26일 이 부회장과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 삼성물산을 불기소할 것을 검찰에 권고했다. 이날 참석한 위원 13명 가운데 10명이 불기소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결과가 나왔지만 검찰이 이 부회장을 기소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그간 수사심의위에서 논의한 8개 사건의 권고를 모두 수용했다. 그러나 법조계는 검찰이 만든 제도를 무력화했다는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길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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