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 유혈사태 겪은 뒤, 중국 비판하는 언론사 시작
홍콩 경찰, "외세와 결탁한 혐의로 지미 라이와 그 두 아들 체포"
공포의 홍콩보안법…"반중 행위 징역 30년 처할 수 있어"
◆…지난 2015년, 홍콩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지미 라이 애플 데일리 발행인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중국 비판에 앞장서던 언론사 발행인이자 지오다노 창업주가 홍콩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니케이아시안리뷰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미 라이는 1948년생으로 중국에서 홍콩으로 건너와 유명 의류브랜드 지오다노를 창업했다. 그는 1989년 천안문 사태에 충격을 받아 애플 데일리와 넥스트 디지털을 발행해 민주주의를 지지하며 중국 비판에 앞장섰다.
애플 데일리는 한때 홍콩 일간지 2위, 넥스트 디지털은 주간지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으나 광고주들이 중국의 압력을 받아 외면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넥스트 디지털의 마크 사이먼 부사장은 트위터에 “지미 라이가 외세와 결탁한 혐의로 체포되고 있다”며 “지금, 경찰이 수색영장을 들고 라이와 그의 아들 집에 방문했다”고 전했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국가 전복, 분리 독립, 외세와 결탁 등 국가 안보를 저해하는 위험인물에 최장 30년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보안법이 홍콩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자치권을 침해한다는 우려로 캐리람 홍콩 최고 행정관과 다른 고위 관리에게 제재를 가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홍콩의 범죄인 인도조약과 특별무역 지위도 철회했다.
범민주파의 목소리를 대변하던 기자 출신 에밀리 라우 前 민주당 주석은 “이는 매우 부정적인 소식으로, 특히 언론사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다음은 누가 체포 명단에 오를지 모두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경찰은 10일 아침(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외세와 결탁해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린 혐의로 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애플 데일리에 따르면, 경찰이 지미 라이와 그의 아들 둘을 함께 체포했으며 경찰 200명이 수색을 위해 애플데일리 본사를 같은 날 오전에 급습했다.
경찰 대변인은 “경찰은 가능한 한 빨리 수색을 마무리 지어 언론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영방송사 홍콩라디오텔레비전과 일부 언론사 기자들은 과거에 경찰업무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기자회견 시 제외됐다.
지미 라이는 불법 시위를 이끌었다는 혐의로 이미 기소되었으며 그가 창업한 지오다노를 팔도록 강요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