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민사12부(박해성 부장판사)는 M저축은행이 부도기업 K사의 전 임원 이모씨와 심모씨, A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피고들은 연대해 4억6천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 이씨 등이 회사의 이사로서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한 후 공시했고, 원고는 이를 신뢰하고 기업어음을 매입해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들은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에는 중요한 사항에 관한 기재 누락과 허위 기재가 있고, 원고는 그 서류들을 신뢰해 기업어음을 매입한 후 손해를 입었으므로 회계법인 역시 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원고는 금융기관으로서 K사측의 재무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스스로 적절한 투자판단을 하지 못한 채 다소 무모하게 기업어음을 취득한 과실이 있으므로 피고들의 책임비율을 5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 이씨·심씨와 같이 분식회계에 적극 관여한 회사 이사들과 분식된 재무제표를 사후 감사한 외부감사인에게 동일한 책임을 묻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하면 형평 또는 공평의 원칙상 이사들의 책임은 손해액의 50%로, 회계법인의 책임은 30%로 제한함이 적정하고 공평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이씨와 심씨가 함께 원고측 손해액의 50%인 4억6천여만원을 지급하고, A회계법인은 4억6천여만원 중 원고측 손해액의 30%에 해당하는 2억7천900여만원을 이씨촵심씨와 함께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M저축은행은 2002년 4월 운송·여행업체 K사의 기업어음을 매입했다가 이후 K사가 부도를 낸 뒤 기업어음 발행을 위해 분식회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자 회사 임원들과 외부감사 회계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