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리쇼어링' 수혜로 올해 신규 일자리 35만개 창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가속하면서 노동시장이 호황을 맞았다. 중국에 위치한 생산시설이 대거 미국으로 돌아오면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미국의 비영리 로비단체인 ‘리쇼어링 이니셔티브(Reshoring Initiative)’를 인용해 올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 효과로 미국에 35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해당 단체가 중국 내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기는 리쇼어링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0년 이후 최대치이다.

2010년에 리쇼어링(reshoring·기업이 해외로 진출했다가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늘어난 미국 내 일자리는 6000개에 불과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에는 18만 개, 지난해에는 26만 개로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겪은 기업체들이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기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도 리쇼어링을 부채질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미국 정부는 총 2800억 달러(약 366조 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육성법(Chips and Science Act)’과 총 7400억달러(약 910조 원) 규모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등을 통해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들에 감세 및 각종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와 관련, WSJ은 지난달에만 수십 개의 기업이 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면서 테네시와 켄터키주(州) 등에 220억 달러(약 29조 원)를 신규 투자키로 한 우리나라의 SK그룹을 소개했다. SK그룹 외에도 아이다호를 기반으로 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는 400억 달러(약 53조 원)를 반도체 생산에 투자키로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미국 자산투자전략가인 질 캐리 홀은 “리쇼어링은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같은 흐름이 분명해졌다”라고 말했다. BoA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분기 기업 실적 발표에서 ‘리쇼어링’ 언급이 2019년보다 12배가량 많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