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 한자릿수…부산·세종 강세

지난해 경쟁률 7.6대1…"매수심리 위축"
청약 쏠림 심화…부산37대1·대구 0.5대1

지난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이 8년 만에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이 지속되고 집값 하락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 등 악재가 혼재해 매수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지역·단지별로 청약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부산이 전국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며 강세를 내비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R114는 지난해 전국 신규 분양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1~2순위)을 조사한 결과 전체 청약물량 22만 7369가구, 평균 경쟁률 7.6대 1로 파악됐다고 22일 밝혔다.

공급물량은 최근 9년간 27.9대 1로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2020년 22만 3106가구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경쟁률 면에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청약호황기가 이어졌던 직전년도 19.8대 1에 비교해도 2배 이상의 차이다.

주택경기 악화에 지역별로도 희비가 교차했다. 부산이 37.4대 1로 전국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고 세종도 36.8대 1로 뒤를 이었으나 울산(0.9대 1), 대구(0.5대 1)는 경쟁률 1대 1도 채우지 못한 채 미달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인천 14.5대 1, 대전 11.0대 1, 서울 10.9대 1, 경남 10.8대 1, 경북 10.2대 1, 강원 8.3대 1, 경기 6.5대 1, 전남 5.4대 1, 광주 4.3대 1, 충북 4.0대 1, 제주 3.5대 1, 충남 2.8대 1, 전북 1.8대 1로 각각 기록됐다.

부산의 경우 24개 단지, 9950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됐다. 작년 9월 조정대상지역 해제 효과를 누렸다는 분석이다. 규제 해제 이후 첫 분양단지였던 부산진구 양정동 '양정자이더샵SK뷰'가 평균 58.9대 1, 강서구 강동동 '에코델타시티푸르지오센터파크'가 42대 1로 마감됐다.

세종은 산울동 '엘리프세종6-3M4블록' 공공분양에 1만 3779건(일반분양 84가구)이 몰리며 평균 164대 1로 세 자릿수 경쟁률을 내비쳤다. 인천은 검단신도시 분양단지의 성적이 좋았으나 9월 이후 미달 단지가 속출해 상반기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가장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단지는 서울 영등포구 '센트레빌아스테리움영등포'로 199.7대 1을 기록했고 경기 시흥시 'e편한세상시흥장현퍼스트베뉴'(189.9대 1), 경기 고양시 'e편한세상지축센텀가든'(172.3대 1), 경북 포항시 '포항자이디오션'(124대 1), 부산 강서구 '강서자이에코델타20BL'(114.9대 1), 부산 동래구 '사직하늘채리센티아'(112.2대 1), 경남 창원시 '힐스테이트마크로엔'(105.3대 1) 등이 세 자릿수 경쟁률 단지로 이름을 올렸다.

상위 20개 단지 중 9곳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으며 재개발·재건축 분양 단지는 8곳으로 조사됐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이자상환 부담 가중과 부동산 경기 회복 불투명에 시세대비 낮은 가격에 공급된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와 편리한 정주여건, 미래가치 상승 기대 등이 작용하는 정비사업 단지 등에 청약수요가 몰렸다"면서 "고금리, 경기 악화로 인한 부동산 시장 경색국면이 지속될수록 적정 분양가, 우수한 입지, 미래가치 상승 요인 등에 따른 쏠림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