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개 '디지독'...인질극 사건 현장에 투입
탐지 장비 장착한 스니치봇 'K5'...지하철 순찰
'스타체이스'...GPS 태그 발사해 차량 위치 추적
◆…뉴욕경찰이 공개한 로봇개 '디지독' 사진=뉴욕시장실 동영상 캡처
미국 뉴욕경찰국(NYPD)이 로봇개 '디지독(Digi dog)'을 재도입해 범죄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뉴욕시는 로봇개 '디지독' 2대와 감시용 로봇 'K5' 1대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직 경찰인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적인 치안장비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덤스 시장은 "이러한 장비들은 우리가 사용하는 유용한 도구의 일부"라면서 "우리는 이 기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무엇이 도시를 위한 최선인지 살펴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시에 따르면 디지독 구입과 K5 임대에 각각 75만달러(약 10억원)와 1만2250달러(약 1620만원)를 투입했다.
4개의 다리로 움직여 로봇개로 불리는 '디지독'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을 활용한 로봇 개다. 뉴욕경찰은 디지독이 무장한 인질극과 같은 사건 현장에서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디지독이 무기를 소지하거나 감시 목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타임스퀘어와 지하철을 순찰하기 위해 'K5'(스니치봇)를 올 여름부터 7개월 간 시범 운영한 뒤 정식 배치하기로 했다. 미국 보안 로봇 전문기업 나이트스코프가 제작한 스니치봇은 달걀모양의 1.5m 크기로 360도 비디오 카메라, 12개 이상의 마이크, 스피커, 열 감지기 등 다양한 탐지 장비를 장착한 감시 로봇이다.
뉴욕경찰은 이 로봇이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을 고려해 번호판 판독 기능은 있지만 사람의 안면 인식 기능은 갖고 있지 않다며 반대 여론을 불식시켰다.
이 외에 도난 차량에 부착할 GPS 태그를 발사해 차량 위치를 추적할 수 있도록 추적장치 로봇 '스타체이스'도 활용할 예정이다.
시민단체인 '기술 감시감독 프로젝트'는 이날 성명을 통해 "뉴욕경찰이 싸구려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끔찍한 상황으로 바꾸고 있다"며 로봇 배치 계획에 대해 전면 비판했다. 이어 "애덤스 시장이 도서관 예산은 삭감하면서 로봇에는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며 "예산을 적절하게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패트릭 린치 경찰자비협회(PBA) 회장은 "로봇이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인간 경찰관을 대체할 수는 없다"면서 "경찰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뉴욕경찰은 지난 2021년에도 로봇개를 현장에 투입하려 했으나 경찰의 과도한 무력화를 우려하는 시민단체의 반발로 철회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