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항공유 공급사, SAF 단계적으로 혼용 확대키로
출발지에서 왕복 연료 미리 주입하는 '탱커링' 금지
◆…에어프랑스 항공기가 프랑스 니스 공항에서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를 급유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유럽연합(EU)이 항공기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25년부터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SAF 기술 개발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26일(현지시간) 항공 분야 탈탄소 대책을 담은 이른바 '리퓨얼EU'(REFuelEU) 규정에 대한 3자(집행위원회·유럽의회·이사회) 협의가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 규정은 의회 및 이사회 승인을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 EU는 SAF사용 의무화로 2050년까지 항공기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3분의 2를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 규정에 따라 2025년부터 EU 27개국 항공유 공급사는 등유를 기반으로 한 기존 항공유에 SAF를 최소 2% 이상 혼합해 생산해야 한다. 의무 포함 비율은 2025년 2%로 시작해 2030년 6%, 2035년 20%, 2050년에 70%까지 단계적으로 늘린다. SAF는 폐식용유, 생활 폐기물, 동물성·식물성 기름, 해조류 등 친환경 연료로 만들어진 항공유로 기존 항공유보다 탄소배출량이 80% 감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항공업계의 관행인 '탱커링'(tankering)도 엄격히 금지된다. 탱거링은 항공기 연료 주입 방식 중 하나로 유가가 높은 공항에서의 추가 급유를 피하기 위해 출발지에서 돌아올 때까지 연료를 미리 주입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필요 이상의 연료량을 추가로 급유하게 되면 기체 무게가 무거워져 그만큼 탄소 배출량도 늘어난다.
EU는 2025년부터 승객 1인의 비행거리 1㎞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효율을 표시한 EU 라벨을 배포할 예정이다.
아디나 볼린(Adina Vălean) EU 교통국장은 "SAF로의 전환은 에너지 안보를 향상시킬 것이며 이같은 조치는 유럽을 청정 연료 생산의 선두 주자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EU 내 재생에너지 산업에서만 약 2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SAF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각국의 SAF 관련 인프라 개발·투자도 활발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영국 쉘 △미국 셰브론 △프랑스 토탈 등 유수의 에너지 업체들이 SAF 생산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정유 4사와 항공업계 모두 SAF 사업 계획을 검토 중이지만 사업을 구체화한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정유사 중에서는 HD현대오일뱅크가 유일하게 로드맵을 내놓은 상태다. HD현대오일뱅크는 국내 바이오 항공유 제조 및 연구·조사에 착수했으며 오는 2025년 상반기까지 바이오항공유 제조 공장을 완공하고 연간 50만톤을 생산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바이오 항공유 생산 인프라 확보를 위해 정부가 투자 세액공제, 소비보조금 등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