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약 부족으로 러시아 부대에 바흐무트 거점 넘길 것"
바그너 수장...러시아 군부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갈등 고조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지도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바그너 전사들 옆에 서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격전지 바흐무트 공격을 이끌어온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지도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탄약을 지원하지 않으면 오는 10일 바흐무트에서 용병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협박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는 10일 바흐무트 내 거점을 러시아 국방부 부대에 넘기고 바그너 전사들을 병참 캠프로 철수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상처를 치유할 의무가 있음을 바그너 사령부를 대표해 선언한다"며 "철수 이유는 탄약이 없으면 병사들이 무의미하게 목숨을 잃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바그너는 지난해부터 바흐무트 공격을 이끌어왔으며 프리고진은 자신의 군대가 바흐무트의 80% 이상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바흐무트에서의 소모전이 길어지면서 프리고진은 탄약을 비롯한 러시아군의 지원 부족을 호소하며 공개적으로 군부를 비난해왔다.
그는 이전에도 자신의 협박이 먹혀들지 않을 경우 농담으로 치부하며 넘겼었다. 로이터는 프리고진이 종종 충동적 발언을 한 사실을 지적하며 이번 발언 역시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성명에 앞서 프리고진은 텔레그램을 통해 사망한 바그너그룹 전사들의 시신을 배경으로 탄약을 비롯한 보급품을 요구하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그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군 총참모장을 향해 "쇼이구! 게라시모프! 탄약은 도대체 어디있는 거야?"라며 카메라를 향해 욕설을 내뱉고 소리쳤다.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 지역을 사수하기 위해 9개월째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흐무트 점령이 러시아군에 의미 있는 승리가 될 수 있지만 전략적 가치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한편 서방의 무기 지원에 힘 입은 우크라이나는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가 병력을 최대한 소모하도록 한 뒤 봄철 대반격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