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으로 하얀 흉터 남기는 '백질 과집중' 증가
뇌에 백질이 몰리면 소혈관 손상시켜 뇌 질환 유발
◆…사진=로이터통신
'수면 무호흡증'으로 깊은 잠이 줄어들면 뇌에 하얀 흉터를 남기는 '백질 과집중'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메이요(Mayo) 클리닉 신경학 및 수면의학센터 연구팀은 수면의 질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수면 무호흡증 환자 140명(평균 연령 73세)의 뇌와 수면 상태 등을 검사했다. 참가자들은 34%가 경증, 32%는 중등도, 34%는 중증 수면 무호흡증을 앓고 있었고 연구 기간 동안 치매 발병은 없었다.
연구 결과, 수면 무호흡증 증상이 심할수록 뇌졸중, 알츠하이머병, 인지기능 저하 등과 관련된 지표 '백질 과집중(WMH)'이 증가했다. 중증 환자는 경증이나 중등도 환자보다 백질 과집중이 더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깊은 수면 비율이 10%포인트 감소할 때마다 백질 과집중이 노화가 2~3년 빨라지는 것과 맞먹을 만큼 증가했다.
사람의 뇌는 회백질과 백질로 구성된다. 회백질에는 뇌의 신경세포가 대부분 몰려 있고, 백질은 뇌의 여러 부위를 연결하는 신경섬유로 다른 신경세포로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뇌에 백질이 몰리면 소혈관을 손상시키면서 정상적인 전기신호 전달이 어려워지고 곧 뇌 기능 저하 및 인지장애로 이어진다.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은 자는 동안 상기도가 좁아지기 때문에 발생한다. 수면 무호흡증을 가진 사람은 잠을 자는 동안 코를 골거나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아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자꾸 깨어난다.
연구팀은 백질 과집중은 별도의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수면 무호흡증의 악화를 막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수면의 질과 뇌 건강 간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일 뿐 수면 장애와 뇌 변화 사이의 인과 관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며 "수면무호흡증이 뇌에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증명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과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최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