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등 돌린 홍콩 당국… “중국 내정에 간섭 말라”

홍콩 당국이 영국이 중국을 겨냥해 '홍콩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자, "중국의 내정인 홍콩 문제에 개입을 멈추라"며 영국을 도리어 비난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중국를 향해 "침묵과 불신"을 위해 사용된 '홍콩 국가보안법'에 대해 철폐를 요구했다. 이에 홍콩 당국은 해당 주장을 한 영국을 비난했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영국은) 완전히 중국 내정에 해당하는 홍콩의 사안에 있어 개입을 중단하라"며 "비방 발언과 악의적인 정치 공격에 대해 격렬하게 반발하고, 강력히 부인하며, 단호히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 2월 UN 청문회에 참석해 영국 정부의 최근 6개월 동향 보고서를 통해 홍콩 내부의 상황을 강조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홍콩 당국이 야당 인사들의 투옥ᆞ명망을 위해 홍콩 국가보안법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클레벌리 장관은 이어 해당 보고서에서 "한때 (홍콩 당국) 사법부가 보유했던 권한"이 친중국 지도자에게 넘어간다는 점을 지적하며 '홍콩 법치주의의 침식'을 언급했다. 또 홍콩 국가보안법에 직면한 인사들이 법원에서 정부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을 겨냥해 지난 2020년 7월 유엔 인권이사회 독립 보고서에서 베이징 지도부에게 권고한 '홍콩 국가보안법 폐지' 등의 조치를 이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현재 탄압받고 있는 인사들 중, 투옥된 후 오는 9월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게 될 반중매체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의 사건에 대해 한 정 중국 부주석에게 이의를 제기했음을 밝혔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1997년 중국에 홍콩을 반환하면서, 향후 50년간 홍콩의 자유권 보장에 대해 동의를 받은 상황이었다.

중국 지도부가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시행한 이후 런던-베이징 간 관계가 경색되는 가운데, 클레벌리 장관의 홍콩 방문은 영국 고위 관료가 5년 만에 처음으로 홍콩에 방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