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안내서에 취득세, 재산세 감면 혜택 홍보
세제 혜택 대상에 원고 제외되자 손해배상 청구
대법 "세금 감면은 매매계약에 주요한 고려요소"
◆…사진=연합뉴스
토지분양 계약과 관련해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것처럼 허위·과장으로 홍보해 계약을 체결했다면 토지를 매수한 업체에 세금 일부를 손해액으로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의류제조업체 A사가 사업 시행자 B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로 돌려보냈다.
B사는 2005년부터 원주시 지정면에 지식기반형 기업도시를 개발하고 분양안내서에 '입주 기업은 15년간 취득세를 100％ 감면하고 재산세는 5년간 100％, 3년간 50％를 감면한다'고 홍보했다.
개성공단에서 공장을 운영하던 A사는 이를 믿고 2016년 토지(1만3223.1㎡)를 매수해 원주기업도시로 이전했다. 그러나 기업도시개발 특별법에 따른 취득세·재산세 감면은 신설 기업만이 대상이었고 A사와 같이 기존 사업장을 이전하는 기업은 해당되지 않았다.
결국 A사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토지 및 건물에 대한 취득세와 재산세 총 2억3000여만원을 납부한 이후 B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A사는 분양안내서에 세금 감면 혜택에 대한 내용을 잘못 기재해 손해를 입었다며 이는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B사가 A사에 2억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2심은 법률상 당연히 납부해야 하는 세금이라며 B사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은 "피고는 입주 기업에 대한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 혜택을 주된 내용으로 강조했고, 입주를 고려하는 기업에는 매매계약의 체결여부에 관한 결정 과정에서 주요한 고려요소가 됐을 것"이라며 "A사는 분양안내서의 내용을 신뢰해 토지를 매수한 것으로 추단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심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