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이재명, '이장직 사퇴'로 의지 보여라" vs 친명 "BTS에 '아미 그만둬' 할 수 있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강성 지지층인 '개혁의 딸'(개딸)과 결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며 친명계와 비명계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YTN 라디오에서 "좌표 찍기라든가 색깔론이라든가 폭력 행위를 당에서 뿌리 뽑아야 한다. 이것은 민주당하고 같이 갈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개딸 문제를 두 가지로 구분해서 봐야 한다. 개딸이라고 통칭하거나 팬덤이라고 통칭하거나 강성 지지층이라 통칭하거나 이거 자체를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며 "누구를 강하게 지지하는 게 무슨 죄인가. 남의 주장을 비판하는 것도 나쁜 게 아니다. 단지 다른 사람의 입을 틀어막거나 내 주장을 강요하는 게 문제다. 이건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강성 지지층을 우리가 보호해야 한다, 열성 지지층이다, 우리 팬덤도 필요하다, 이런 식의 정치인들이 있다. 저는 민주주의 감수성이 완전히 망가졌다고 본다"며 "같은 사람이라도 폭력 행위는 선을 그어야 한다. 단호하게 폭력 행위를 허용하는 건 안 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대표나 지도부의 대처에 대해 "그건 민주당이 아니다, 민주당의 길이 아니다, 계속 얘기해야 된다"며 "만약 의도적으로 반복하면 당원이면 징계를 해야 하고, 당원이 아닌 사람은 고발을 하든지 아니면 국민들한테 고발하든지 조치를 취해야 되는데 이 조치를 안 취하고 있다"고 작심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전날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개딸을 아미(ARMY)에 빗댄 것과 관련해 "BTS가 아미 대장인가. BTS가 이장을 맡고 있진 않지 않는가"라며 잘못된 비유라고 정면 비판했다.

박 의원은 "운영진들이 있고 (BTS가) 명예직 같은 걸 맡고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가끔 메시지는 전달하는 걸로 안다. BTS가 팬덤에게 갖는 책임감도 크다"며 "그러나 BTS 팬덤은 정말 착한 일 많이 하더라"고 그간 문자 테러 등과 비교했다.

이어 "남 공격하기보다는 좋은 얘기를 많이 하려고 하고 선행을 베풀려고 한다. 자기들의 행동 때문에 자신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다치거나 공격당하거나 평가 절하되거나 할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는 분들"이라며 "아미처럼만 해주신다고 그러면 왜 이장직을 사퇴하라고 그러겠나"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우리 편끼리만 남게 하고 다 졸이고 졸이는 '염전식 정치'를 하는 것으로, 염전은 소금이라도 남지 정치에선 패배밖에 안 남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런 염전식 정치로부터 벗어나서 바다로 나가야 우리가 승리한다. 이를 위해 당 대표가 분명한 의지를 계속해서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이 대표가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끝으로 노사모를 모범 사례로 지목하며 "노 대통령도 노사모를 긴장과 두려움으로 보는 태도를 여러 차례 보였다"며 "실제로 노사모 그룹도 노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지지를 유지했지 무조건적인 지지, 종교적인 지지 이런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29일 CBS라디오에서 "BTS 보고 아미를 그만두라고 얘기할 수 있나"라고 당내 이장직 사퇴 목소리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이어 "노사모나 박사모나 이런 분들을 노무현 대통령한테 노사모 그만두세요, 박근혜 대통령한테 박사모 그만두세요. 그런 얘기 나온 적이 없다"며 "왜냐하면 이분들이 스스로 만들어서 '우리 이 사람 팬입니다' 하고 있는데 '여기 이장을 그만둬라' 자체가 제가 보기에는 웃기는 얘기다.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거세게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