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김의철 사장, 수신료 분리징수와 KBS 사장 거취 문제 묶어버려"
"KBS 유지, 재정 상황 점검 필요...자구책 위해 광고시장 열면 혼돈 상황"
"방송법 64조 수신료 징수 납부 강제규정 있어 법 개정 필요"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이 5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9일 김의철 KBS사장이 정부의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을 철회하면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신의 한 수'라고 평가하며, 분리징수를 강행하면 윤석열 정부의 무능함을 자인하는 셈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김의철 사장이 수신료 분리징수와 KBS 사장의 거취 문제를 묶어버렸다"며 "분리징수 철회를 안 하면 사장이 못 물러날 테니, 정부가 원하는 사장 교체를 못 이루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실의 KBS 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에 지난 8일 KBS 김의철 사장은 "전임 정권에서 임명된 내가 문제라면 사장직을 내려놓겠다"며 "수신료 분리 징수 추진이 철회되는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고 최고위원은 "수신료 분리징수 이후에 후속대책이 더 중요한데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안 내놓고 있다"며 "KBS를 유지하게 하려면 세금을 투입해야 되는데 거기에 대한 재정 상황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KBS가 자구책을 찾을 수 있게 하려면 광고시장을 열어야 된다"며 "그러면 SBS를 비롯해서 모두가 혼돈의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분리징수를 강행했을 경우 이런 것들이 준비가 안 된 정부의 무능함, 그리고 사장도 날리지 못한 무능함을 자인하게 된다"며 "만약에 강제 분리징수를 철회하면 본인들의 검은 속내를 또 자인하는 셈이 돼버린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장을 교체하는 소기의 성과는 만들기는 했지만 결국은 사장 하나 자르려고 이 무리한 시도를 했구나 라는 걸 만천하에 알리는 것이라 (정부가) 이도 저도 아마 답을 빨리 내놓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최고위원은 "방송법 64조에 수신료를 징수 납부하여야 한다는 강제규정이 있기 때문에,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수신료를 분리하게 되면 대략 5천억 정도 적자가 생길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어 "시청료가 아니고 수신료라는 점인데 KBS를 보는 만큼 돈을 내는 구조가 아니라, KBS가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이고, 장애인방송, 국제방송, 한민족방송 등을 하고 있는데 이런 영역은 국가가 반드시 해야 되기 때문에 예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신료 분리징수가 꼭 필요하다면 굳이 반대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이런 준비들을 해놓지 않으면 마치 용산 청와대 꼴이 난다는 것이다. 막상 용산으로 가보니까 바로 하늘도 뚫리지 벽도 뚫리지, 그래서 이 문제도 준비를 다 해놓지 않으면 엄청난 사고들이 연이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실은 지난 8일 KBS 사장 거취와 TV 수신료 분리 징수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국민이 KBS에 원하는 것은 시청료 분리징수다. 사실상 준조세를 강제로 걷지 말라는 것"이라며 "더불어 방송, 특히 보도 분야에서 공정하게 해달라, 경영도 방만하지 않게 해달라는 얘기다. 사장이 물러나라는 요구를 우리 국민이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