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데사(국방장관 레즈니코프)
서방의 대대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물리치기 위한 대반격 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대통령과 국방장관 사이에 알력이 표면화하고 있다.
아시아타임스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와중, 국방장관 올렉시 레즈니코프는 "러시아가 이전에 선언한 특별 군사작전의 목표를 변경한다면 협상과 함께 평화협정을 체결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밝혀 젤렌스키 대통령과 엇박자를 드러내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관측통들은 최근 미국의 M2A2 브래들리 장갑차와 슬로베니아에 지원된 M-55S 전차로 무장한 우크라이나 육군 제47 기계화여단이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하는 등 상당한 장비와 병력보강이 이뤄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방장관이 러시아와의 협상에 초점을 맞춘 듯한 발언이 나온 것은 대반격이 예상했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내부 분열이 있거나 더는 전쟁을 끌고 갈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그의 성명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8일 자포리즈히아 지역의 대공세에 대한 전황을 파악하기 위해 헤르손을 방문한 직후 나왔다는 점이 주목된다. 국방장관의 발언은 그간 젤렌스키가 보여왔던 태도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젤렌스키는 헤르손 방문 시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전장 상황을 보고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즉, 공세는 잘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군대의 피해도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을 수 있다.
러시아 발표에 따르면 이 전투에서 프랑스가 제공한 AMX-10과 3개의 독일 레오파드 A-6(폴란드가 제공한 A-4)를 포함한 많은 우크라이나 탱크가 파괴되었다. 이를 입증하는 영상도 다수 SNS에 게시되었다.
이밖에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사거리 내에 배치된 아이리스-T 방공시스템을 구성하는 핵심 장비인 헨솔트 TRML-4D AESA(에이사) 레이더를 파괴하면서 공중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입은 사상자의 물질적 손실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다만, 나토에 의해 유럽에서 훈련되고 야간 투시경과 열화상 장비 및 미국 브래들리 장갑차를 포함한 전투차량에 하이마스(HIMARS)등의 대규모 포병 지원을 받음으로써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첨단화된 여단이었던 제47 기계화여단이 러시아군을 격퇴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이 여단이 전반적으로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무장력이 훨씬 떨어진 다른 부대들은 피해 정도가 너무 심각해 일부 대대는 전투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는 전투에 투입할 대규모 병력이 아직 건재하기 때문에 초기 단계인 현 상황에서 대반격을 포기하고 협상에 나설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러시아도 약 20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병력을 대기시켜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황과는 관계없이 젤렌스키가 결사 수복을 외치는 이유는 간단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즉, 공개 협상장에 나오게 되면 미국과 나토 국가들과의 관계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것은 물론 자국 내의 지위도 매우 불안정한 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방장관 레즈니코프의 발언에 담긴 의미가 중요하다. 두 가지 경우로 해석할 수 있는바 첫째, 협상에 나오기 위해 러시아가 먼저 후퇴하라는 것 둘째, 러시아가 특별군사작전 목표를 변경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먼저 태도를 바꾸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첫째의 경우 러시아가 먼저 입장을 바꾸라는 것은 즉각 거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둘째의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되지만 자세한 언급이 없어 진의를 파악하기 곤란하다.
최근 젤렌스키는 국방검열을 통해 부패혐의를 뒤집어씌워 레즈니코프를 제거하려 했지만 이후 모든 것이 없던 일이 되었다. 이에 미뤄 둘 사이는 매우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레즈니코프의 군사 장악력이 젤렌스키를 물러나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10일 자 보도에서 젤렌스키의 대반격 성공 여부가 미국 대통령 바이든의 명성과 지도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상황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젤렌스키와 함께 바이든의 지도력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