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장애인 위해 적극적으로 강물이 되어 달라
정진석 "대정부질문의 주인공이자 최고"
박광온 "큰 울림…여야 힘 모으겠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14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안내견 조이와 함께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각장애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장애인 정책과 관련한 질문을 마친 후 물고기 '코이' 이야기를 하고 단상에서 내려오자 여야 의원들과 국무위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14일 안내견 '조이'와 함께 국회 연단에 선 김 의원은 점자 자료를 통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한덕수 국무총리를 상대로 장애인 정책에 대해 질의했다.
김 의원은 "저는 장애인 당사자이자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비례대표 의원"이라며 "정부의 실효형 있는 장애인 정책을 주제로 대정부 질문을 하겠다"면서 한 장관을 발언대로 요청했다.
발언대로 올라온 한 장관은 김 의원이 시각장애인인 점을 고려해 "김 의원님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나와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장애인 학대 피해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질의했다.
이후 김 의원은 "장애인 예산 질문을 총리님께 하려고 하는데 총리님, 발언대로 나와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고 한 총리 역시 발언대에 선 뒤 "네, 국무총리 발언대에 나왔습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 총리에게 장애인 정책이 복지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자립과 경제활동 지원 등 기본권을 보장하는 권리 예산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장애인 예산 확대를 요청했다.
질의를 마친 김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코이라는 물고기가 있다"며 "작은 어항 속에서는 10cm을 넘지 않지만 수족관에서는 30cm까지 그리고 강물에서는 1m가 넘게 자라나는 그런 고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기회와 가능성 그리고 성장을 가로막는 다양한 어항과 수족관이 있다"며 "이러한 어항과 수족관을 깨고 국민이 기회의 균등 속에서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강물이 되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약 26분 간의 질의가 끝나자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박수가 쏟아졌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리로 돌아온 김 의원을 향해 격려를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장애인의 인권보호와 약자복지문제 등을 주제로 감동적인 대정부질문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장애인 복지의 향상을 위해 더욱 분발하겠다고 다짐하며 김 의원에게 뜨거운 격려의 갈채를 보낸다"며 "김예지 의원은 단연 오늘 대정부질문의 주인공이자 최고였다"고 추켜세웠다.
야당에서도 김 의원의 대정부 질문에 대해 큰 울림이었다고 평가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조정회의에서 "어제(14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의 질의가 큰 울림을 주었다"며 "우리 사회에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기회와 가능성, 성장을 가로막는 다양한 어항과 수족관이 있다는 (김 의원의) 아픈 지적에 적극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 의원의) 당부에 민주당이 입법과 예산, 정책으로 응답하겠다는 다짐을 한다"며 "국회가 장애인을 위한 강물이 되도록 여야가 힘을 모으겠다. 장애인 정책이 크게 진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으로 지난 2020년 미래한국당(현 국민의힘)에 인재 영입되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였고 제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시각장애인인 김 의원은 이번 대정부 질문을 위해 본회의장 자신의 좌석에서 연단까지 몇 발자국인지 사전에 체크하고 남은 질의 시간을 스마트 워치 알람으로 확인하는 등 시각 장애로 인한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상당한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