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분해 돕는 ALDH2 효소 결핍으로 안면 홍조 발생
안면 홍조 있는 여성...우울감 1.3배↑,자살사고 위험 2.1배 ↑
◆…자료사진=로이터통신
술 마신 후 얼굴이 붉어지는 여성이 우울증이나 자살 사고 발생 위험이 안면 홍조가 없는 여성보다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박형준 교수팀이 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여성(20∼65세) 1750명을 대상으로 음주 뒤 안면 홍조 유무에 따른 우울감·자살사고 위험 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음주와 관련된 안면 홍조는 체내에서 알코올(술의 주성분) 분해를 돕는 ALDH2 효소의 결핍 때문에 발생한다. 알코올을 섭취하면 ADH에 의해 숙취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분해되고, 여기에 ALDH2 효소가 작용해 초산으로 대사된다.
ALDH2를 가진 사람은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할 수 없다. 체내에 쌓인 아세트알데하이드는 행동·감정에 관여하는 도파민·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의 정상 기능을 방해하는 신경독소로 작용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음주 여성 3명 중 약 1명은 안면 홍조 증상을 보였고 약 2명은 얼굴이 붉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뒤 안면 홍조가 있는 여성의 56.1%가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안면 홍조가 없는 여성의 경우는 48%였다. 또 음주 뒤 안면 홍조가 있는 여성의 자살사고율은 6.6%로 안면 홍조가 없는 여성(3%)의 두 배 이상이었다.
이는 음주 뒤 안면 홍조가 있는 여성이 없는 여성보다 우울감을 보일 위험이 1.3배, 자살사고 위험은 2.1배 높은 수준이다.
연구팀은 "술 마신 후 안면 홍조가 있는 여성 음주자의 경우 우울감·자살사고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며 "특히 자살사고의 위험은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