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의 배신" 스웨덴 나토 가입에 러 반발 "EU 편입 꿈 깨라"

튀르키예 EU 편입 조건으로 돌연 스웨덴 나토 가입 반대 철회

러 “유럽에서 튀르키예 보고 싶어 하지 않아…환상 가지지 말라”

“스웨덴 나토 가입 러 안보에 부정적 영향” 경고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가입 반대를 철회하고 의회 비준 절차를 진행하기로 합의하자 러시아가 "튀르키예는 유럽연합(EU)에 편입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튀르키예의 EU 편입을 요구했다.

로이터통신,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튀르키예가 나토 정상회담 전날 스웨덴의 나토 가입 반대를 철회한 것과 관련해 "유럽에서는 그 누구도 튀르키예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의 파트너 튀르키예도 장밋빛 안경을 착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간 튀르키예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동참하는 것을 거부했으며 스웨덴의 나토 가입도 유보해 왔다.

하지만 올해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튀르키예가 EU 편입을 조건으로 내세우고 스웨덴 가입을 지지하며 돌연 행보를 바꾼 것이다. 지난 9일에도 튀르키예에 머물고 있던 우크라이나 포로가 자국으로 생환 되면서 러시아가 협의 위반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는 튀르키예가 나토 회원국으로서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며 "이견이 존재하지만, 양국 이익에 부합하는 부분도 있는 만큼 튀르키예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지속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튀르키예가 서방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질문에 "튀르키예는 서방으로 향할 수 있다. 튀르키예는 역사적으로 서방에 집중하는 시기가 있었고 덜 집중하는 시기도 있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나토 회원국 중 러시아의 유일한 우방이었던 튀르키예가 돌아서고 스웨덴 나토 가입까지 가시화되면서 러시아에 대한 압박이 커지는 모양새다. 러시아는 나토 확장을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

이날 페스코프 대변인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과 관련해 "러시아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이라며 핀란드가 나토와 가입했을 때와 유사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토 정상들은 또한 10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격에 대응하는 '집단 방위 계획'에 합의했다. 계획에 따르면 유사시에는 30일 이내에 나토 병력 30만 명이 유럽 동부전선 일대에 배치된다.

회원국 정상들은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11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회의에는 회원국 외에도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초청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