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350도서 커피 찌꺼기 열분해
콘크리트에 사용되는 모래 대체 가능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볶지 않은 원두, 볶은 원두, 커피 찌꺼기, 커피 찌꺼기로 만든 숯. 사진=호주 로열멜버른공대 제공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를 활용해 콘크리트 강도를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호주 로열멜버른공대(RMIT) 연구팀은 산소가 없는 저에너지 공정을 활용해 커피 찌꺼기로 콘크리트 강도를 강화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라지브 로이찬드 교수는 "유기성 폐기물 처리는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많은 양의 온실 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며 "호주에서만 매년 7500kg의 커피 찌꺼기가 나오는데 이중 대부분이 매립지에 버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는 한 해에 약 100억kg의 커피 찌꺼기가 발생한다.
연구팀은 커피 찌꺼기를 섭씨 350도와 500도에서 열 분해한 후 콘크리트 찌꺼기와 5~20%의 비율로 모래에 대체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커피 찌꺼기는 유기성분으로 인해 다른 물질과 결합하지 않기 때문에 열분해 후 숯으로 만들어 콘크리트와 섞어야 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험 결과, 350도에서 콘크리트의 압축강도가 29.3%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콘크리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건축자재로 매년 약 44억 톤이 생산된다. 이 과정에서 연간 사용되는 400억~500억 톤의 모래 중 약 80억 톤의 모래가 소비돼 최근 몇 년 동안 건축 자재 부족 현상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연구팀은 커피 찌꺼기가 더 강한 콘크리트를 만드는 것 외에도 모래와 같은 천연자원의 지속적인 채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로이찬드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커피 찌꺼기를 건설 프로젝트에 사용하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라며 "유기 폐기물 처리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몇몇 단체가 우리 연구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건설업계가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대체 원료를 찾아낼 필요성이 제기됐다. 모하마드 사베리안 연구원은 "우리 연구팀은 목재·음식·농업·도시 고체 폐기물 등 다양한 유기 폐기물을 콘크리트에 적용할 수 있도록 고도로 최적화된 경험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23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너 프로덕션'에 발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