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로 구조작업 어려운 상황
국제사회 애도·지원 표명 이어져
◆…모로코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하자 현지 주민들은 집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밖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강타한 규모 6.8의 강진으로 사망자 수가 20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8일 오후 11시 11분쯤 모로코 마라케시 서남쪽 약 71km 지점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다.
모로코 내무부는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최소 2012명이며 부상자는 205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가운데 1404명은 위중한 상태다. 건물 잔해에 깔린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사상자는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상자는 접근이 어려운 산간 지역에서 많이 발생했다. 내무부는 진앙지와 가까운 알 하우자와 타루단트 지역을 비롯해 우아르자자테, 치차우아, 아질랄, 유수피아 주와 마라케시, 카사블랑카 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앙은 북위 31.11도, 서경 8.44도로 오우카이메데네 인근 아틀라스산맥 지역이며 진원 깊이는 지표에 비교적 가까운 지하 18.5㎞라고 밝혔다. 통상 진원 깊이가 얕을수록 파괴력은 더 커진다.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자 사람들이 뛰어가는 장면 사진=로이터통신
아스니에 거주하는 몬타시르 이트리는 생존자를 찾기 위한 수색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웃들이 건물 잔해에 깔려있어 사람들이 그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모하메드 아조는 "땅이 흔들리고 집이 기울어지는 것을 느껴 서둘러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뛰쳐나왔다"며 "하지만 이웃들은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인명 피해는 지진에 취약한 낡은 벽돌 건물에서 주로 발생했다. 불안에 떨고 있는 현지 주민들은 집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밖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
지진이 강타한 역사 도시 마라케시의 피해도 막심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 메디나에 있는 성벽, 쿠투비아 모스크의 첨탑(미나렛)이 손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모로코 당국은 군을 동원해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에 나섰지만 피해 지역이 도로가 끊기거나 산사태로 막혀 구조작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현지매체들은 전했다.
USGS는 이번 지진이 1960년 아가디르 근처에서 발생해 수천 명의 인명을 앗아간 규모 5.8 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모로코와 국경을 접한 알제리는 물론 스페인, 포르투갈에서도 감지될 정도였다.
한편 세계 각국 정상들은 모로코 강진과 관련해 애도와 지원 의지를 표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물론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도 모로코에 대한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
모로코와 국교를 단절한 이란과 알제리 정부도 외교부 명의의 애도 성명을 냈다. 알제리는 모로코 지원을 위한 의료 항공기에 영공을 개방하기로 했다.
모로코 정부는 사흘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