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차기 공천 관련 우려 반영돼…이재명, 비명계 의원들 간 신뢰 적었다"
김남국 "이재명, 공천권 내려놓고 계파별 지분 인정했다면 부결되었을 것"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선거 일시 오는 26일 오후 2시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등이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 이탈표가 다수 발생하면서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가운데 그 원인이 내년 총선 공천권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 발생한 계파 간 갈등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성호 의원은 21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상황과 관련해 "지도부나 검찰권 행사의 부당함에 대해서 동의하던 여러 의원들이 소위 말하는 비명계 의원이라든가 중립적 의원들 설득에 실패했다"며 "당내 이재명 체제에 대해서 불만을 갖고 있던 의원들은 역시 동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가결 부결과 관련 여러 루트로 듣는 바에 의하면 반명 의원 중심으로 굉장히 조직적인 노력들을 많이 한 것 같다. 차기 공천과 관련해 우려라든가 이런 것들이 더 반영되지 않았느냐는 생각을 한다"며 "(이 대표가) 공천이라든가 당 운영에 관련해서는 정말 불편부당하게 공정하게 오직 내년 총선의 승리, 당선 가능성만 보고 운영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박 원내대표가 이 대표를 만나고 와서 그런 이 대표의 뜻을 의총에서 의원들에게 전달했다"며 "의원들 간에 또 이 대표와 비명계 의원들 간에 신뢰가 적었던 것 같다"고 말해 박 원내대표와 이 대표간 공천 관련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분석에 힘을 실었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 역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통하고 참담한 마음뿐이다. 이번 체포동의안 가결은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내려놓으라는 협박에 굴하지 않자 일부 의원들이 실력 행사에 나선 결과"라며 "대표가 공천권을 완전히 내려놓고, 과거처럼 계파별로 지분을 인정해주었다면 부결되었을 것"이라고 썼다.
그는 이어 "이 대표는 그럴 수 없었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앞에서는 정의로운 척 온갖 명분을 가지고 떠들며, 뒤로는 모사를 꾸미는 협잡꾼과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절대로 (당원들이) 탈당하면 안 된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큰 대의와 민주당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공천받아서 국회의원 한번 더 하는 것이 목표인 사람들. 구태 정치와 신의가 없는 모사꾼들은 다가오는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며 가결표를 던진 일부 민주당 의원들을 직격했다.
고일석 전 기자는 이 대표의 가결 소식 이후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대표는 단식을 멈춰야 한다"며 "이 대표의 단식은 정권의 반성과 국정쇄신이라는 목표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당원과 지지자를 한 데 묶어내고 당내 이질적 세력의 존재를 분명히 하는 것으로 그 소기의 효과를 충분히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광온 원내대표가 병원을 방문하고 난 뒤 '당 대표와 통합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지도부가 다함께 마음을 모아서 노력하기 했다'고 밝힌 것을 두고, 일각에서 추측하는 '박광온 당권 거래 제안'설을 확인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고 전 기자는 "당 대표의 물리적 생명이 경각에 처해있고 당의 근간을 뒤흔들지도 모르는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날 통합 운운하는 얘기를 나눴다는 게 도대체 무슨 말이냐"며 "그것은 체포동의안 처리를 연계한 박광온 원내대표의 당권 거래에 대한 요구가 있었고 이 대표가 완곡하게 거부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제 빨리 건강을 되찾고 당 대표로서 하고자 했던 일, 국민들이 민주당에 요구하는 일들을 하루 바삐 제대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 등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21일 본회의 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체포동의안 가결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를 의원들이 수용했다고 이소영 원내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체포동의안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298명) 중 출석의원 295명의 과반인 148명으로, 가결 정족수에서 1표 차이인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이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결정됐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오는 26일 원내지도부를 새롭게 선출하는 등 발 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5선의 변재일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선거 일정을 확정했다.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인 한준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관위 첫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 일시는 26일 화요일 오후 2시"라며 "바로 선거 공고를 하고 오늘(22일)부터 일요일(24일)까지 후보자 등록 접수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후보자는 25일 월요일 하루 정도 선거운동을 할 수 있고, 26일 정견 발표 후 바로 선거를 실시한다. 결선 투표도 존재하고, 혹시 1인 후보가 나오면 무투표로 당선자를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