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3대 중 1대 연비기준 위반 과징금 대상
지난 6월 스텔란티스 2억3550만달러 벌금 물어
AAI "벌금 부담으로 자동차 가격 인상 불가피"
◆…자료사진=로이터통신
미국 정부가 연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자동차 제조사에 140억 달러(약 19조 원) 이상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도요타, GM, 폭스바겐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가 회원사로 가입돼 있는 미국자동차혁신연합(AAI)은 29일 (현지시간) 미 도로교통안전국의 실현 불가능한 자동차 연비 기준으로 인해 자동차 업계가 오는 2027년부터 2032년까지 140억 달러의 벌금을 물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기간동안 연비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경트럭의 경우 2대 중 1대, 승용차는 3대 중 1대가 부과 대상이 될 것이라고 AAI는 관측했다. 로이터는 미국의 빅3 완성차 업체인 GM, 포드, 스텔란티스가 물어야 할 벌금만 100억 달러가 넘는다고 전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기업평균연비규제제도(CAFE)를 통해 연비를 규제하고 있다. 차종별 평균 연비가 CAFE 기준치보다 낮으면 초과한 연비에 일정 금액을 곱해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CAFE 규정은 친환경 정책을 강력하게 펼쳤던 오바마 정부시절 본격화됐다가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완화됐었다. 그러다 지난해 바이든 정부에서 기준을 강화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지난해 강화된 CAFE 규정은 2019~2021년 생산된 차량을 대상으로 하며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0.1mpg(리터당 약 0.043㎞) 당 14달러(약 1만7000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실제로 지난 6월 스텔란티스는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2억3550만 달러, GM은 1억2820만 달러의 벌금을 각각 부과받았다. 당시 스텔란티스는 이를 두고 통합 이전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실적이 반영된 결과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앞서 미 환경보호청(EPA)은 지난 4월 탄소 배출 허용량을 엄격히 제한하는 규제안 초안을 발표한 바 있다. EPA는 새 기준이 도입되면 2032년까지 전기차가 전체 신차 판매량의 67%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강화된 배출 기준에 맞추려면 내연기관차가 아닌 전기차 판매를 늘릴 수밖에 없어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AAI는 이와 관련해 비합리적이고 달성할 수도 없다며 이를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해당 규정이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AAI는 "규정을 지키지 않는 차량과 제조업체가 상상을 초월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을 것이라고 예상된다"면서 "벌금 부담으로 인해 자동차 가격 한 대당 평균 3000달러가 오르고, 자동차 판매가 줄어 도로에는 노후 차량 운행이 급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요타는 EPA의 엄격한 기준에 "극단적이고 역사적 규범을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2032년까지 전기차 69%를 달성할 수 있는 더 강화된 규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