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서로 다른 암호화폐를 이동시키는 방식 활용
블록체인 정보 기술 적극 활용해 다단계 자금 세탁
◆…자료사진=로이터통신
북한 해킹조직이 암호화폐를 활용해 연 1조2100억원(9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세탁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Elliptic)은 지난 5일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크로스 체인 범죄의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은 7일 보도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대표적 해킹조직인 라자루스 그룹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9억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를 '크로스 체인 브리지'를 통해 세탁했다. 올해 불법 자금세탁 규모는 전년 대비 167.6% 증가했다. 엘립틱은 크로스 체인 브리지를 활용한 전체 불법 자금 세탁 사례 중 라자루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7분의 1 수준으로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크로스 체인 브리지는 서로 다른 암호화폐를 이동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라자루스의 자금세탁 자료=자유아시아방송 / 엡릭틱 보고서 제공
엘립틱은 라자루스가 올해 크로스 체인 서비스를 이용해 비트코인을 신생 암호화폐인 'BTC.b'로 이동시킨 뒤 이를 또 암호화폐 '아발란체'로 교환하려고 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암호화폐 자금세탁 방식이 막히고 관련 업체들이 압수수색을 받자 이를 우회한 자금 세탁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TRM 랩스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북한이 암호화폐 자금 세탁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암호화폐 거래소를 직접 겨냥하던 초기 해킹 공격 패턴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미국 재무부 제재나 법 집행에 대응한 매우 복잡한 다단계 자금 세탁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RM 랩스는 북한 해킹조직이 블록체인 정보 기술을 적극 활용해 자금 세탁 방법을 다양화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 당국은 이처럼 진화하는 북한의 자금세탁 방법에 대응해 수사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