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C 통해 이집트에서 이스라엘로 인계
바이든 "인질 석방 위한 노력 멈추지 않을 것"
◆…하마스에 억류돼있던 미국인 모녀. 사진=로이터통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억류 중인 미국인 인질 2명을 석방했다.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약 200명의 인질을 끌고간 이후 첫 석방이다.
20일(현지시간)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카타르의 노력에 부응해 미국인 모녀 2명을 인도적 이유로 석방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마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우리는 인도주의적인 이유와 바이든 행정부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을 미국인들과 국제사회에 증명하기 위해 석방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당국 관계자는 하마스의 인질 석방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포로들의 귀환이 최우선 과제로 남아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하마스와 전쟁 중"이라고 말했다.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며칠 동안 지속적인 협상 끝에 인질 석방이 이루어졌으며 앞으로도 대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풀려난 인질이 미국 국적의 주디스 라난과 그녀의 딸 내털리라고 전했으며 이들은 친척의 생일파티에 참석하려고 이스라엘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석방된 이들은 가자지구에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인계돼 이집트를 통해 이스라엘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공습으로 최소 203명이 인질로 잡혀있다고 추산했으며 하마스는 200∼250명의 인질을 억류 중이라고 밝혔다. 인질들은 하마스와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인 이슬라믹지하드(PIJ) 등에 억류된 채 가자지구 곳곳에 분산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인 인질 2명의 석방 소식을 접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 국민들은 끔찍한 시련을 견뎌냈고, 가족들과 곧 재회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이들과 가족들은 회복과 치유 과정에서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될 것이며 이 순간 우리 모두는 그들의 사생활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질 석방을 협력해준 카타르 정부와 이스라엘 정부에 감사를 표한 뒤 "이번 공격이 발생한 초기부터 우리는 하마스에 인질로 잡힌 미국 시민들을 석방하기 위해 24시간 노력하고 있으며, 여전히 억류돼 있는 사람들의 석방을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