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이스라엘만' 지원하는 예산안 처리...상원 통과 불투명

미국 하원은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대해서만 군사적 지원을 하는 내용을 담은 안보 예산안을 가결 처리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143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의 대(對)이스라엘 군사 지원 예산안을 찬성 226표, 반대 196표로 의결해 상원으로 송부했다.

하원은 현재 다수당인 공화당 221석, 민주당 212석으로 이뤄졌다. 이번 표결은 12명의 민주당원이 찬성표를, 2명의 공화당원이 나머지 194명의 민주당원과 함께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예산안 발의 및 통과는 지난달 취임한 공화당 소속 강경 보수 성향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첫 번째 주요 입법 조치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이 빠진 이번 예산안이 상원을 통과할지는 불투명하다. 상원은 민주당이 51석으로 공화당(49석)보다 많은 인원이 다수당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모두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담은 예산안을 패키지로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앞서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안건을 표결에 부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으며, 백악관은 안건이 상·하원을 통과하더라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당초 백악관은 이스라엘 지원 143억 달러에 우크라이나 614억 달러, 대만 등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 및 파트너 지원, 국경 관리 강화 등을 패키지로 묶은 1060억 달러(약 142조원) 규모의 안보 예산안을 지난달 20일 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존슨 의장을 정점으로 하는 하원 공화당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덜어내고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액만으로 별도의 예산안을 발의했다.

특히 하원 공화당이 이스라엘 지원액을 바이든이 '주요 성과'라 자평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포함된 국세청(IRS) 예산에서 충당하자는 내용을 법안에 포함하면서 백악관과 민주당이 반발하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예산안의 추후 처리 과정에서 미국 여야의 정쟁이 다시 한번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