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노부부, 중고품 상인에 헐값 판매
경매에서 420만 유로(약 60억원)에 낙찰
가봉 "도난된 물건이니 본국으로 반환하라"
◆…가봉의 팡족이 만든 'Ngil 마스크' 사진=Galerie Bernard Dulon 페이스북 캡처
21만원에 중고품 상인에게 넘긴 아프리카 가면이 경매에서 60억원에 낙찰되자 가면을 판 80대 부부가 수익금의 일부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영국 가디언은 헐값에 물건을 넘긴 노부부가 2022년 3월 경매에서 420만 유로에 낙찰된 아프리카 마스크를 놓고 판매를 무효화하는 소송을 걸었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남부 가르주에 거주하는 81세와 88세의 노부부는 2021년 할아버지의 별장을 팔기로 결정하고 별장 다락방을 정리하다 오래된 물건들을 중고품 상인에게 팔았다. 그중 아프리카 나무 가면도 포함됐다.
이들 부부가 중고상에게 넘긴 나무 가면은 20세기 초 식민지 시대 아프리카에서 총독이었던 남편의 할아버지가 가져온 물건이었다. 가격은 150유로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21만원에 팔았다.
그로부터 6개월 후 노부부는 신문을 읽다가 의자에서 넘어질 만큼 깜짝 놀랐다. 자신들이 헐값에 판 가면이 경매에서 420만 유로(약 60억원)에 낙찰됐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19세기 아프리카 가봉의 팡족이 만든 가면은 스타일이 독특해 파블로 피카소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등 유명 화가에게 영감을 줬으며 전 세계에 수십 개밖에 없는 가면 중 하나라는 것이다.
한 경매관계자는 프랑스TV와의 인터뷰에서 "팡족이 만든 가면은 12점밖에 알지 못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보다 더 희귀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노부부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노부부의 변호인 측은 "마스크가 매우 희귀한 물건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의뢰인은 결코 21만원에 마스크를 넘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가봉 정부와 시민단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가봉 정부는 "총독의 손자와 중고품 상인 모두 이 마스크에 대한 소유권이 합법적이지 않다"며 해당 마스크가 도난된 물건이니 본국으로 반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법원 판결은 오는 12월에 나올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