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푸트니크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EU 회원국들이 공동 예산에 대한 합의에 실패함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500억 유로의 자금 지원이 위험에 처했으며 이는 유럽의 보수주의자들의 회의적 태도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흐름은 특히 지난달 네덜란드 선거에서 우파의 승리, 최근 독일 법원의 정부 차입 제한 판결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향후 선거에서 승리 가능성이 큰 우파가 정책 재편을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관계 분석가 길버트 닥터로우는 "선거에서 우파의 득표율이 23%에 그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네덜란드 국민 전체가 우크라이나를 폐기하는 것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젤렌스키를 서서히 놓아주는 방향으로 상황을 끌고 가고 있다"라며 "독일 국가 예산적자가 지금 EU 차원에서 우크라이나에 더 불리하게 작용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유럽 전역에서 우파의 부상에 주목하면서 우크라이나 분쟁과 가자지구 전쟁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축소 흐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CDU(기독교민주연합)/CSU(바이에른 기독교사회연합)에 이어 우파인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21%를 득표하고 있으며 이들은 자금 지원과 우크라이나 정권의 군사화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역시 비슷한 입장으로 지난 11월 거부권을 이용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500억 유로 자금 지원을 막겠다고 공언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12월 예정된 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위한 논의 자체를 반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닥터로우는 "유럽연합을 신자유주의자들이 절대적인 통제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언론과 자유 사상의 작은 영역이 존재한다는 반증"이라며 "유럽 국가들에 지배정당이 부재하는 교착상태와 우크라이나 원조를 내년 회기 예산에 반영하지 상황을 미국이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가 주목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럽 보수주의자들은 내년 6월 6일부터 9일까지 실시 예정인 EU 의회 선거를 앞둔 모임에서 서방의 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 자금 지원을 두고 "승리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유럽 보수·개혁주의자 이사회 일원이기도 한 룩셈부르크 대안민주개혁당의 페르낭 카르타이저 의원은 "러시아 제재가 유럽 경제에 부메랑 효과를 낳고 있으며 물가를 높이고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라며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은 브릭스 운동을 강화한 반면 서방의 역할은 감소하게 되었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패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까지의 모든 노력이 헛수고였다는 사실까지 더한다면 전략적 선택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 할 것이라고 맹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