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신당 창당이 경선 불복? 대꾸할 가치 못 느껴"
김민석 "반박할 용기없는 것…구태 정치, 사쿠라 노선 답습 우려"
장경태 "낙석주의 될 수도…안 나가시기 바란다"
박지원 "너무 나가…탈당도, 창당도 하지 못할 것"
"누구 좋으라고 분열하나, 그건 尹대통령이 바라는 민주당 분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무소속 이상민 의원과 대화를 나눈 후 배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정통과 다른 사쿠라 노선"이라며 "사실상의 경선 불복"이라고 날선 비판을 한 데 대해 이낙연 전 대표는 "일일이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11일 서울 동대문구 삼육보건대에서 '대한민국 생존전략' 강연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현재 당내 혁신과 신당 창당 중 어느 쪽으로 기울었느냐'는 질문에 "귀국 후 5개월 이상 기다렸지만 (민주당의) 바람직한 변화를 감지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최근 제기되는 지신과 이준석 전 대표의 '낙준연대' 가능성과 관련해 '먼저 만남을 제안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또 친명계 일각에서 '낙석연대'라는 비판이 나온 데 대해 "일일이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하자 친명계(친이재명계)는 집중 공세를 퍼붓고 있어 당 계파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민석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답변에 대해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꾸할 가치가 없는 게 아니라 반박할 용기가 없다고 본다"며 "사꾸라의 길을 접기 바란다"고 맞받아쳤다.
앞서 김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전두환·노태우 시절의 민주한국당 이후 안철수·손학규로 이어졌던 일종의 정통 여당과 다른 사쿠라 노선인데 성공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 '원칙과 상식'이라고 이름 되어 있는 네 분보다 이낙연 전 대표의 최근 신당론이 100배 더 문제"라며 "정치인 이낙연의 정체성이 뭔가 궁금해지는 엄중한 자기 혼선"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정치 한 분인데,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아닌 제3세력을 해야 되겠다? 그간 총리와 당대표를 지낸 것은 뭔가라고 정말 어리둥절해지는 자기혼선이고, 이재명 대표하고 경선을 해서 진 분 아닌가. 적어도 경선에 패한 분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이야기다. 사실상 경선 불복"이라고 했다.
또 "정말 신당을 꿈꾸면 그 정도 위치에 있으면 나가서 신당을 하는 것이 옳다. 이렇게 뜸들이기 해서 하는 것은 이준석 전 대표 따라하기도 아니고, 굉장히 나쁜 구태 정치"라며 "이 전 대표가 민한당 이후에 실패해 왔던 사쿠라 노선을 답습할 우려가 있어 보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쿠라'란 벚꽃을 뜻하는 일본어로, 다른 속셈을 갖고 집단에 속한 바람잡이 혹은 야바위꾼을 가리킨다. 여당에 야합하는 야당 정치인을 이르기도 한다.
친명계 장경태 최고위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설에 대해 "낙선연대"라며 "낙석주의가 될 수도 있다. 조심해야 된다"고 경고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낙연 전 대표가 당에 대한 애정 어린 쓴소리는 하실 수 있다. 오히려 언론에서 너무 신당 얘기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안 나가시기를 당연히 바란다"며 "당연히 민주당에 대한 애당심과 애정 어린 조언과 충고, 이런 부분은 하시고 있지만 충분히 그런 점을 비춰봤을 때, 충분히 당에 대한 애정과 역할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방송 '국회라이브1'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해 "지금 너무 나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분의 성격상 탈당도 못하고 창당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박 전 원장은 "이 전 대표는 자기 선친, 영광에서 농사짓는 어르신이 민주당원인 것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특히 김대중 대통령 후보가 친필로 편지를 해준 것에 대해서 가보처럼 자랑을 했다"며 "열린 우리당을 창당할 때도 김효석 의원과 끝까지 민주당을 지켰다"고 짚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이 됐으니까 다음 선거에 안 나온다. 현재 민주당 내부에서 가장 국민적 지지를 받는다고 하면 이재명 대표다. 총선 치르고 2년 뒤 대선 때 어떤 변화가 올지 아무도 모른다"며 "2 보수 1 진보면 우리가 이길 건데, 왜 우리까지 분열해서 2 보수 2 진보로 나가서 실패의 길로 가느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저는 이낙연 전 대표가 좀 더 이재명 대표한테 협력하고, 이재명 대표는 좀 더 소통해라 이런 얘기한다"며 "누구 좋으라고 분열하나. 그건 윤석열 대통령이 바라는 민주당 분열"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이상민 무소속 의원을 만나며 신당 창당을 시사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 의원은 이 전 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한국 정치의 일그러진 상황에 대해 걱정과 우려 등을 말했다"며 "이 전 대표가 소명감을 갖고 힘들지만 한국 정치를 바로잡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