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프랑스 투자사 4곳 자금조달 및 계약 책임 파기
“주관사 노바텍 자금난…시설 가동해도 현물 거래만 가능할 것”
美제재로 운반선 부족 등 난관 봉착…계약업체엔 ‘불가항력’ 선언
세계 LNG 공급에 차질…“예상보다 낮은 공급은 가격 상승·변동성 키워”
◆…러시아의 대규모 에너지 개발사업인 '북극 LNG-2' 사업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미국의 제재로 난관에 봉착하자 외국 투자사들이 사업 참여 중단을 밝히고 나섰다.<사진 로이터>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지 코메르산트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기업 2곳과 프랑스, 일본 기업 등 총 4개의 투자사가 '북극 LNG-2' 사업의 자금 조달 및 구매 계약에 대한 파기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영 석유 기업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 일본 미쓰이물산 및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 컨소시엄이 사업 지분을 10%씩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 60%는 러시아 주관사인 노바텍이 보유하고 있다.
코메르산트는 이번 사태로 '북극 LNG-2'가 장기 공급 계약을 잃게 될 수 있으며 노바텍은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내년 2분기 시설 가동이 시작되더라도 당분간 현물 시장에서만 LNG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주에는 사업 주관사인 러시아 민간 가스 기업 노바텍이 미 제재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장기 구매 계약을 맺은 중국 및 스페인 에너지 기업 3곳에 '불가항력' 의사를 밝혔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불가항력 선언은 기업 간 거래에서 천재지변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계약 이행 의무를 피할 수 있는 조치다.
'북극 LNG-2' 사업은 25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해 2030년까지 세계 LNG 시장 점유율을 8%에서 20%까지 끌어올리려는 러시아의 대규모 에너지 개발사업이다. 660만톤의 LNG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 3곳을 건설해 2026년까지 단계적 가동에 들어갈 방침이다.
다만 사업은 시작 전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미국의 제재로 가스 운반선 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은 지난 11월 '북극 LNG-2' 사업을 포함해 러시아의 에너지 및 금속·광산·군사 분야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중국의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CNOOC와 CNPC가 이와 관련해 미 바이든 행정부에 제재 해제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 LNG-2'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서 세계 LNG 공급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털론 커스터 에너지 전문가는 블룸버그통신에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거나 내년에 화물이 운송되지 못할 시에 세계 LNG 공급 증가는 예상치 3.5%에서 2.5%로 제한될 것"이라며 "예상보다 낮은 공급은 가격을 상승시키고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