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독·프와 4국 성명… 핵 프로그램 축소 촉구
60% 농축된 우라늄 42㎏ 있으면 핵폭탄 1기 제조
◆…이란의 나탄즈 우라늄 농축 시설. 사진=로이터통신
고농축우라늄을 증산한 이란을 상대로 서방 4국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무모한 행동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2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란이 포르도 지하 핵시설과 나탄즈 핵시설에서 60%까지 농축한 우라늄 생산을 다시 늘렸다고 발표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4개국은 이와 관련해 공동 성명을 내고 "이란의 고농축우라늄 생산은 민간용 목적이라고 믿기 어렵다"며 "이란의 고농축우라늄 증산 결정은 핵무기 사용이 우려되는 지역에서 무모한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4개국은 "우리는 즉각 이러한 조치들을 철회하고 핵 프로그램을 축소할 것을 이란에 촉구한다"며 "우리는 외교적 해법 마련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26일 회원국에 보낸 보고서에서 "고농축 우라늄 생산량을 줄이던 이란이 방침을 바꿔 다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고 공개했다.
IAEA에 따르면 이란은 올 들어 상반기까지 월 9㎏에 이르던 고농축우라늄 생산량을 6월부터 10월까지 월 3㎏대로 줄였다. 하지만 지난 11월부터 생산량이 다시 월 9㎏으로 복귀한 것으로 IAEA는 파악하고 있다.
'농축 우라늄'이란 핵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천연우라늄에 포함된 우라늄(U)-235 비율을 인위적인 방법으로 높인 우라늄을 뜻한다.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 연료 생산에 사용되는 저농축 우라늄은 일반적으로 농도가 3~5% 정도다. 핵무기는 통상 90％ 이상 농축된 우라늄으로 생산되며 핵무기 1기 생산에는 90% 이상 농축된 우라늄 15∼20㎏ 정도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AEA에 따르면 60%까지 농축된 우라늄 42㎏이 있으면 핵폭탄 1기를 제조할 수 있다.
이란은 2015년 협정에 따라 우라늄 농도를 4% 아래로 유지해야 한다. 이란 핵합의는 미국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독일 등 6개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합의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으며 이에 맞서 이란도 우라늄 농축 농도를 높여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