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판단 능력상 손상 있는 경우, 그 대상자가 일관성 있게 특정되기 어려워"
"유명인 목표로 하는 사람들 일종의 편집증적인 사고는 틀림없이 하고 있어"
"정신병 중증 계획적 행위 어려워…아직 조현병 진단받은 사람은 아닐 것"
정치인 테러 빈도수 잦은 이유…"정치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 우리나라 특수한 상황"
"일종의 정치 혐오증 결국 정치인들에 대한 적대감…나아가 테러 행위로 이어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격한 60대 김모씨가 2일 오후 부산 강서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김씨는 이날 오전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 중이던 이 대표를 흉기로 습격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총선 예비후보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격한 피의자에 대해 정신질환에 기인한 묻지마 테러로 보기는 어렵다며 일종의 편집증적인 사고는 틀림없이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교수는 2일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그전에도 한 번 공격을 할 뻔한 어떤 계획적인 목적의 테러인 것으로 보인다"며 "꽤 오랜 기간 피해자(이재명 대표)의 일상을, 유세하는 과정이나 이런 것들을 계속 예의주시했던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현실 판단 능력상의 어떤 손상이 있는 경우에는 그 대상자가 일관성 있게 특정되기가 어렵다"며 "밑도 끝도 없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흉기를 들고 공공장소를 헤매고 다니는 사람들이 묻지마 테러의 전형적 사례고, 정신질환이 일부 있는 케이스들이 있으나 이 사건 같은 경우 그 피해자(이 대표)를 목표로 한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유명한 분들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일종의 편집증적인 사고는 틀림없이 하고 있다"며 "그 사람이 뭔가를 지금 잘못했다는 생각을 하고 거기에 몰두하여 이와 같은 행위를 지속적으로 계획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위를 알아내야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분이 아주 심각한 정신병이냐. 정신병이 중증이면 이런 계획적인 행위를 하기 어려워 아마 아직 조현병 진단을 받은 사람은 아닐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집증적인 뭔가 사고가 굉장히 진행 중에 있는 사람은 틀림없다"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정치인에 대한 테러의 빈도수가 잦은 이유에 대해 "한마디로 얘기하기는 어려운데 전반적으로 봤을 때, 정치를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는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인 것 같다"며 "일종의 정치 혐오증 같은 게 결국은 정치인들에 대한 적대감, 나아가서 이런 구체적인 테러 행위까지 이어지는 건 아닌지"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 교수는 3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과의 전화인터뷰에서도 "정치 테러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사실은 피해자, 과거에는 지지를 했던 사람들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며 "(이 대표 피의자가) 꽤 오랫동안 경제적인 어려움 같은 걸 경험하면서 정신적인 어려움, 손상 같은 게 진행됐을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고 추측했다.
또 피의자가 경찰 조사에서 살인의 고의를 진술하면서 바로 인정한 데 대해서는 "일종의 편집증적인 사고 중에는 과대망상 같은 것도 있다"며 "이 사람은 본인이 (이 대표를) 살인하려 했다고 천하에 공표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마구 드러내고 싶어 하는 욕망이 한편으로 존재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피의자의 정신 상태도 틀림없이 감정 청탁할 것이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형사 책임을 합리적인 사고를 100% 정도로 하지 못한다는 판정이 나올 경우 '살인을 하려고 했다'는 주장 자체가 재판 중에 비중이 줄어들 개연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피격했던 사람이 살인미수가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이 사람의 정신 상태나 여러 가지 전후 행동들을 보고 죄명이 결정될 것"이라며 "아마 경찰에서는 살인미수로 송치하겠으나 검찰에서도 또 정신 감정을 하기 때문에 죄명이 계속될지, 아닐지는 두고 봐야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새벽 부산지방법원은 경찰이 신청한 이 대표를 습격한 피의자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피의자의 자택, 공인중개사 사무소 등에 대해 영장을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