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심판청구 2만30건, 통계집계 이후 최다
처리율론 82% 넘으며 '역대 가장 빠른 속도'
절반은 법정기한 지켜…장기미결건도 확 줄여
국무총리 산하 조세심판원이 납세자가 제기한 조세불복 사건을 처리하는 시간(평균 처리일수)을 무려 '두 달'이나 줄였다. 조세심판원이 개원한 이래 '일' 하는 속도가 가장 빨랐다. 납세자 입장에서는 과세당국(국세청 등)과의 세금분쟁이 빠르게 해결되면서 납세협력비용 등의 부담도 덜어지게 된 것이다.
9일 조세심판원에 따르면, 지난해 심판청구 처리대상 건수는 2만30건(이월사건 3249건 포함)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해 5216건이 늘었는데, 이는 심판통계가 작성(2012년)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눈에 띄는 부분은 '역대 최대의 세금 불만'이 터져 나왔는데도 이를 빨리 풀어줬다는 것이다. 작년 심판원이 처리한 사건 수는 1만6485건이었다. 사건처리 비율은 82.3%로, 전년보다 4.2%포인트 올랐다. 처리비율은 역대 가장 높았다.
그간 빠릿빠릿한 일 처리를 보이면서도, 국세기본법에서 규정한 법정처리기한(90일)을 지키지 못한 점은 심판원 내 숙제였다. 2022년만 하더라도 90일 내 처리율은 5.7%에 불과했는데, 작년엔 무려 50.3%까지 치솟았다. 특히 평균 처리일수는 173일(2023년)로, 1년 전보다 62일을 더 앞당겼다. 단 하루를 줄이기 위해선 수백 건에 달하는 사건의 결정을 앞당겨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력난' 속에서 납세자 권리구제 활동에 역량을 다한 모양새다. 장기미결 사건(작년 342건)도 전년보다 210건 줄였다.
심판원 관계자는 "올해에는 달성해야 할 성과목표가 높아진 만큼, 심판원은 사건처리에 있어서 보다 새로운 각오와 자세로 신속성과 공정성 제고를 통해 납세자 권리보호를 위한 최선을 노력을 경주할 계획"이라고 했다.
심판원이 납세자의 요구를 받아들여 세금 부과 취소를 내리는 사례인 '인용률'은 20.9%였다. 종합부동산세 위헌 주장 사건(3764건) 등 인용이 원천적으로 어려운 사건이 기각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률의 위헌 여부'만을 따지는 종부세 사건을 제외시켰을 땐, 인용률은 28%까지 치솟는다. 인용률이 높다는 것은 '부실한 과세가 많아졌다'는 식의 해석을 가능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