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아내 사망 후 비관에 빠져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한 남성을 경찰이 구조하고 있다 [사진=서울 동작경찰서 제공]
25일 서울 동작경찰서는 유서를 남기고 연락이 두절된 A씨(36)를 28층 건물 옥상 난간에서 발견해 1시간가량 위로와 설득으로 안전하게 구조했다고 밝혔다.
앞서 12일 오전 11시 25분쯤 경찰은 "동생이 자살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주소를 잘 모르겠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3시간 동안 A씨 거주지를 비롯해 휴대전화상 위치 근처 모텔과 고시원 등을 샅샅이 수색했다. 먼저 A씨 거주지를 강제 개방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이어 계속된 수색 끝에 위칫값 인근 공사 중인 28층 건물 옥상에서 난간을 넘어가 있는 A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옥상 난간은 150㎝ 이상 높이의 철제구조물로 되어 있어 A씨를 바로 구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 A씨 옆에는 위스키병이 놓여 있어 술김에 충동적으로 투신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됐다. 경찰은 A씨를 설득하기 위해 우선 여성경찰관 한 명이 조심스럽게 다가가 대화를 시도했다. 그 후 다른 경찰관들은 은신하면서 돌발 상황에 대비하고, 소방은 지상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A씨는 사실혼 관계인 아내가 급성백혈병으로 사망하고 장례를 치른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상실감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경찰은 A씨와 공감대를 형성하며 충분히 슬퍼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위로했고, 결국 A씨는 스스로 난간 안으로 넘어와 안전하게 구조됐다.
A씨를 설득해 구조한 홍유진 순경은 연합뉴스에 "진짜 용기가 있기 때문에 다시 고통스러운 현실로 돌아오는 선택을 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살아가는 것 자체가 큰 용기인 것 같고, 모두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A씨는 보호자와 친구들에게 인계되어 귀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