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의대 증원’ 두고 불협화음.. 의협회장은 단식투쟁

- 국민의힘,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 제안하자

- 대통령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 의협 회장은 단색투쟁 돌입.. “의료대란 끝내야”

정부·여당이 '의대 증원' 추진과 관련해 마찰음을 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측에서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를 제안하자 대통령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당·정이 의료대란 출구전략 모색 과정에서 갈등을 빚는 와중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는 지난 25일 오후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대통령실에 내년에 모집할 2026학년도 의대 증원 보류를 제안했다고 전해졌다. 올해 모집할 의대증원 규모 관련 정부 확정안은 유지하되 내년 의대 증원을 재검토하자는 것이다.

최근 여당 측에서는 정부가 촉발한 의료대란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국민의힘 소속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가장 급한 일은 의료붕괴 사태"라며 "의료가 무너져 국민 생명이 위험에 처한 이 상황보다 지금 더 위급한 일이 어디 있느냐"고 우려했다.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25일 의대 증원 논란에 대해 "정부는 국민들이 죽고 사는 문제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죽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의료시스템의 문제를 둘러싼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윤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측에서는 의대 정원 증원을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방침을 재차 밝히며 국민의힘의 제안에 거리를 뒀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료 인력 수급 문제는 기본적으로 정부 책임"이라며 "법령을 보더라도 국회에서 법으로 결정할 문제도 아니고, 의료계와 협상해서 아무런 근거 없이 타협을 통해 결정할 문제도 아니고, 더군다나 의료계가 결정한 사안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은 정부가 여러 가지 데이터나 근거, 미래 전망 등을 정확히 측정해 책임 있게 결정한 사안"이라며 "증원 규모에 이견이 있어서 논의가 다시 이뤄진다면 숫자에 대한 근거와 계산방식이 함께 제시돼야 다시 논의하더라도 합리적인 논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정이 의료대란 출구전략과 관련해 해법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인 가운데,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의협 측은 임 회장의 단식 투쟁 배경에 대해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 공백 해소, 간호법 제정 논의 중단 등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공무원과 폴리페서들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벌인 의사 악마화와 국민 거짓 선동으로 전공의·학생들이 현장을 떠난 지 벌써 6개월을 넘어섰다"며 "대한민국 의료는 사망 직전으로 국민 생명은 속수무책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의협 회장으로서 단식을 통해 진심을 전하고 싶다. 국가적 의료위기 상황을 수습하는 길은 오로지 대통령과 국회가 나서서 결단하는 길뿐"이라며 "대통령과 국회는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의료대란을 끝내겠다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국민의힘 측에서는 의료계의 협상 태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지난 26일 오후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한동훈 대표와 박단 전공의협회장과의 비공개 만남과 관련해 "의료계에서 협상·타협을 위해 정부에 전면 백지화를 전제하는 건, 협상 가능성에 대해 좀 답답한 심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