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사진 로이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협력해 관계를 개선할 의향은 있지만 미국이 먼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의 새 정권 인수팀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후 중단한 대화를 회복하려는 신호가 진지하다면 우리는 이에 응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소통을 단절한 쪽은 미국이기 때문에 그들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한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 대해 "휴전은 어디로도 갈 수 없는 길"이라며 "러시아와 이웃 국가의 정당한 안보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모든 조건을 해결할 수 있는 최종적인 법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합의를 위반할 수 없도록 법적인 문서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라브로프 장관은 프랑스가 자신들에게 전쟁과 관련해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대화하자고 수차례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서방의 우크라이나 파병론을 제기한 에마뉴엘 마크롱 대통령을 언급하며 "프랑스의 모호한 행동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 당국은 "러시아는 자신들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침략 전쟁을 조종하기 위해 의도된 절제되지 않은 발언을 하는 데 익숙하다"고 반박했다.
당국은 "러시아가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끝내야 한다"면서 "프랑스는 개전 이래 반복했듯이 협상 과정에 참여하는 시간과 조건을 정의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몫이다. 우크라이나 없이 체결된 평화는 결코 지속 가능한 평화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서 평화 회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 기간부터 '취임 후 24시간 내 종전'을 주장하며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일 연례 기자회견 및 대국민 담화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진지하게 대화할 의향이 있다"며 "휴전 협정을 논의하기 위해선 주요 영토 양보는 배제하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야망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