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尹, 경호관들에게 무기 사용 지시했는지 답해야"
"무력 사용 지시, 공권력 맞서 싸우라고 부추겨…불법적 지시"
"경호처 '김건희 라인', 尹과 식사...내부 단속 철저히 하는 중"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 경호처 내부제보 내용을 밝히며 윤석열 대통령의 무기사용 지시 여부에 대해 답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대통령경호처 간부들과 오찬을 하면서 '수사기관의 2차 체포영장 집행 시 무력 사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 "이는 대한민국 법체계를 무너뜨리는 불법적인 지시"라며 "경호처 자체를 사병으로 둔갑시키는 짓"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13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말도 안 된다. 대한민국 법원에서 발부한 영장을 공권력이 집행하러 갔는데 그 공권력에 맞서서 싸우라고 공권력을 부추기는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날 한겨레에 따르면 한 경호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최근 김성훈 차장 이하 3급 이상 간부들을 관저로 불러 격려하는 취지의 오찬을 했고, 그 자리에서 수사기관의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무력 사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김 차장과 부장(3급)·과장(4급)단 회의에서는 부장급 간부들이 김 차장의 사표 제출을 요구하는 동시에 차장이 경찰 조사에 출석하지 않은 것 등을 지적하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장은 자신의 사퇴를 요구한 부장을 상대로 대기발령 조치를 했다.
윤 의원은 "김 차장은 최근 윤석열 씨가 다시 대통령으로 복귀하면 정식 경호처장이 돼서 권력을 잡겠다라는 생각을 공공연하게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고 한다"며 "평소에도 전 경호처장을 패싱하고 보고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 경호처 직원이 자신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소개하며,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경호처에 무기 사용을 지시한 것에 대해 분노하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경호관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에 항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직원은 "경호처 직원들은 윤석열씨의 대통령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현재 열악한 근무 여건 하에서 신의로서 참아내며 직업적 소명 의식을 가지고 여기까지 버텨왔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경호처 직원들에게 윤석열 씨가 본인의 체포를 막기 위해 무기를 사용하라고 지시한 상황에 대해 당신을 경호하는 경호처 직원들에게 믿을 수 없는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지난 10일 김성훈 경호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과 점심을 먹고, 11일에도 3급 이상 경호처 간부들과 연이어 오찬을 내부 단속을 철저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경호관들은 그림자인데, 전면에 나서서 사태의 주역처럼 비춰지는 것은 윤석열 씨가 밥까지 먹이면서 사실상 독려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 김건희 김용현 라인들이 극성을 띠면서 경호처를 이렇게 몰아가는 것 자체가 윤석열 씨 작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대통령 부부의 환심을 하기 위해 반려견 옷을 구입하게 하거나, 폭죽놀이와 노래방 기계를 설치하는 등 사적인 요구에도 경호원들을 동원했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대통령 내외 눈에 들기 위해서 했다라는 제보가 과연 사실일까, 믿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하기 전 ▲비폭력 ▲조사관 진입 허용 ▲대통령 체포 시 경호 차량 이동 등을 지시했지만 김 차장이 모든 것을 뒤집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김 차장이 대테러팀에 완전군장을 착용하고 화기는 가방에 넣어 실탄을 챙겨라, 다만 삽탄은 총기에 하지 말라, 매스컴에 노출되게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직원들이 왜 이렇게 해야 되지 식으로 경악하자 대테러 순찰 활동이 종료됐다는 제보도 받았다"고 했다.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경찰에 자진해 출석한 데 대해선 "지금 같은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설과, 체포영장 집행 시기를 늦추려 했다는 설이 있지만 전자에 가깝지 않을까"라고 추정했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제보에 따르면 12일에도 윤석열 씨는 경호처 간부 6명과 오찬을 하면서 '나를 체포하려고 접근하는 경찰들에게 총은 안되더라도 칼이라도 휴대해서 무조건 막으라'는 지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호법상 현 상황에서 경호관들이 총기와 칼 등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윤석열 씨를 보호하기 위해 경호처 직원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는 김성훈 경호차장도 대통령의 이런 미친 지시에 어떤 대답을 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