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반에서 불길 시작…기내 사진 확보
보조배터리가 원인(?)…아직 단정할 수 없어
◆…29일 KBS 방송화면 캡처
그나마 이륙하기 전 불이 난 게 천만다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고 당시 상황은 긴박했다.
지난 29일 밤 KBS 보도에 따르면 늦어진 비행 일정에 대기 중이던 에어부산 항공기는 밤 10시 15분 쯤 꼬리 부분 객실 선반에서 불이 시작됐다.
놀란 승객과 승무원들은 비상구 7개를 열었고, 쉼 없이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 속에서도 차례차례 비상 슬라이드를 타고 빠져나왔다.
탈출이 이어지는 중에도 항공기 꼬리 부분과 창문 안쪽으로 시뻘건 불길이 번져나갔다.
그러나 불이 난 지 5분만인 밤 10시 20분경 승객과 승무원 176명이 모두 비행기에서 빠져나왔다.
당시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김해공항에는 강한 바람이 불길을 더 키워고 있었고, 특히 꼬리 부분에서 시작된 불은 항공유 16톤을 실은 양 날개 쪽으로 옮겨붙어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다행히 밤 10시 26분 화재 신고를 접수 받고 9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 당국은 한 시간 가까이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진화 작업을 폈다.
결국 불이 난 지 1시간 16분 만인 밤 11시 31분쯤 항공기 윗부분을 전소하고나서야 불은 꺼졌다.
에어부산 항공기의 불길은 승객 머리 위로 짐을 보관하는 선반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YTN은 29일 화재 여객기 승객과의 인터뷰에서 "저희가 불 난 (선반) 바로 밑에 앉아 있었어요. 원래 처음에는 열어서 불을 끄려고 했는데, 승무원이 열지 말라고 하더라고요"라고 전했다.
◆…YTN 29일 방송화면 캡처
이날 보도된 화면을 보면 승객들 머리 위 선반 안에서 검은 연기와 함께 붉은 화염이 일렁이는 모습이 확인된다.
또 희미하게 29라는 숫자도 보이는데, 선반 안에서 불길이 보이는 것을 볼 때 이미 불이 상당히 번진 상태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승객들은 20번대 후반에서 30번대 초반 좌석 선반에서 연기가 발생한 뒤 큰불로 이어졌다고 진술했다.
다만, 선반 속에 있는 어떤 물체에서 불이 시작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승객들 짐에 딸린 보조배터리나 전자 담배 등에서 불이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항공기 기체의 전기적 이유로 불꽃이 튀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 매체는 당시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는 기내 사진은 화재 원인 규명에 핵심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사기관들도 사고 조사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에어부산 측은 화재 원인을 계속 조사 중에 있다며 보조배터리 화재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