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 "당청 장관평가 설문조사 진행중"
靑 "개각과 관련한 장관 평가없다"
여권이 내년초 개각을 기정사실화하고 준비작업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국면전환용 개각은 없다"는 청와대의 일관된 공식입장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집권 2년차를 맞는 내년초 대대적인 국정쇄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개각 `물밑작업'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여권 고위 관계자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정.청 내부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인 내년 2월께 개각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이에 따라 실무 차원에서 장관급 직무평가, 인사검증 등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각의 시기 및 폭과 관련, "현재로선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신임 장관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는 스케줄이 유력하다"면서 "이럴 경우 중폭 이상의 개각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여권 관계자도 "지금은 개각보다 경제난국 극복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면서도 "연말 개혁법안 및 예산안 처리 등의 정치일정이 마무리되면 개각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행정안전부가 최근 한나라당 일부 의원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을 대상으로 장관급 인사들에 대한 직무평가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런 관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행안부가 외부 컨설팅업체 W사에 의뢰해 진행하고 있는 이번 조사는 국회의원 10명과 청와대 수석들에게 개별 인터뷰나 설문조사지 등을 통해 장관급 인사들의 정책수행 능력, 조직 장악력, 대(對)국회 관계 등에 대해 질의하고 답변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문조사에 응한 한 의원은 "국회에서 기관장 교체를 통한 국정쇄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기 때문에 그런 취지로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청와대의 자체검증, 국무총리실을 통한 평가에 이어 입법부의 입장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행안부의 이번 연구용역은 참여정부 시절부터 계속 실시하던 것으로, 기관장이 해당 직위에서 원활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개각과 관련된 장관 평가는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행안부 관계자는 "`바람직한 리더십을 가진 장관의 역량 모델'과 관련한 외부 용역 작업을 하고 있는데, 용역기관에서 연구를 위해 국회의원들과도 인터뷰를 한 것으로 안다"며 "인터뷰 결과를 장관 평가에 반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권이 이같이 내부적으로 개각 준비에 가속도를 내는 것은 내년이 이 대통령의 5년 임기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인식 때문으로 여겨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개각 여부와 무관하게 이 대통령이 집권 2년차를 맞아 새로운 각오로 국정장악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뭔가 분수령이 마련돼야 한다는 인식은 공유하고 있다"면서 "이는 현재 작업이 진행중인 청와대 직제 개편과도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조기 복귀설이 나오고 있는 이재오 전 의원 등 이른바 `개국공신 그룹'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대거 입각설도 개각 논의를 부추기고 있다.
이밖에 최근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한 경제라인의 교체설이 계속되고 있고, 일선 부처의 정무기능 부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개각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