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무서가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가칭 '국선세무대리인 제도'(이하 국선인 제도)가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도 도입 당시, 제도를 이용할 납세자들의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시행에 들어감으로써 제도운영 4개월이 돼가고 있지만, 이 제도를 이용한 납세자는 전무해 결국 홍보용에 그쳐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광주세무서는 지난 7월 세무조사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국세기본법에 보장된 세무대리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납세자들을 위해 국세청 최초로 '국선인 제도'를 도입했다.
또 관내 세무대리인 21명을 '국선세무대리인'으로 위촉하고 국선세무대리 서비스 제공에 대한 업무협약식을 갖는 등 야심차게 첫 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제도 도입 이후 5개여가 흐른 11월 현재 국선세무대리인 선임을 요구한 납세자는 탈세제보를 통해 조사를 받은 한 두 업체에 불과하고, 그나마 홍보부족으로 제도 자체가 있는 지조차 모르는 납세자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세무서 측은 이와 관련 "극히 적은 업체가 신청을 해와 신청업체 수를 외부로 알리기에는 좀 그렇다"며 "홍보가 안된 것도 사실이지만, 세무서 자체적으로 세무조사 건수가 없어 변론 실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선 세무서 조사과의 경우 관내 개인·법인사업자를 대상으로 꾸준히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광주세무서가 조사건수가 없어 '국선인 제도'를 이용한 납세자가 없다는 해명은 궁색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지역의 일부 세무업계 종사자들은 "제도 도입취지는 이해하지만, 영세사업자를 제외하고는 법인·개인사업자들의 대다수가 세무기장을 담당하고 있는 세무대리인이 있는 상황에서 이 제도를 이용할 납세자는 없을 것"이라며 "납세자신뢰도 향상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선심성으로 만들어낸 제도가 아닌가 의구심이 듣다"고 말했다.
광주세무서는 '국선인 제도'가 납세자를 위한 진정한 '등대'가 되어주길 기대한다면 영세사업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는 물론 제도 도입취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운용의 묘'를 십분 발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