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 수익률, 1940년後 최저…연방銀 총재 "2010년前 회복 난망"
민주당 중진의원들 "오바마, 집권 첫날 추가부양책 의회 보낼 것"
국제사회의 불안이 미국발 금융 위기에서 실물경제 침체 쪽으로 초점이 이동해온 가운데 "금융 위기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는 경고가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로부터 나오는 등 이미 만신창이가 된 월가를 더욱 걱정케하는 조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IMF의 이런 경고는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이번 주초 잇따라 나올 미국의 주요 경기지표 전망이 여전히 암울한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또 채권시장의 미국채 3개월물 수익률도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각) 1베이스포인트(0.01%포인트) 내려간 0.01%로 최소한 지난 194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해 시장의 불안이 더욱 높아졌음을 뒷받침했다. 채권 가격과 반대로 가는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불안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인 미 국채를 더욱 선호한다는 얘기다.
미국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의 찰스 플로서 총재도 21일 "미국이 2010년 이전에는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해 침체에서 조속히 벗어나기 힘들 것임을 다시 한번 뒷받침했다.
이런 가운데 찰스 슈머 등 미국 민주당 중진 의원들은 23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가 내년 1월 20일 취임하는 당일 경기촉진 패키지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혀 민주당 신정부가 경기 회복에 최우선으로 정책의 초점을 맞출 것임을 거듭 확인했다.
IMF의 올리비에 블랑셔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독일 경제신문 피난츠 운트 비르샤프트 회견에서 "국제 금융시장이 계속 나빠질 것"이라면서 "2010년이나 돼야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최악의 상황이 아직 오지 않았다"면서 "금융시장이 정상을 회복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랑셔드는 IMF가 어려운 나라들을 도울 것임을 강조했으나 "그러나 모든 나라를 구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유동성 문제를 겪는 나라가 그렇다"고 덧붙였다. 그는 IMF가 구제 금융으로 지난 2주간에만 보유기금 2천500억달러 가운데 5분의 1 가량을 소진했다면서 기금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블랑셔드는 이어 주요 은행들이 금리를 더 내려야할 것이라면서 "가능하다면 '제로 금리'로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마켓워치는 23일 이번주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미국의 주요 경기 지표들이 잇따라 나온다면서 특히 24일의 10월 기존주택판매 통계, 26일의 10월 내구재 주문과 개인소비 지표, 그리고 28일의 경기선행지수 등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마켓워치는 이들 지표가 모두 당초 예상보다 더 나쁘게 나올 것으로 보이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 예로 내구재 판매의 경우 2.5% 감소가 평균치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의 경우 내구재 판매가 10월에 무려 6.5% 감소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고 마켓워치는 덧붙였다.
시카고연방준비은행의 찰스 에번스 총재는 21일 인디애나주 이코노미스트 회동 연설에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 명확하다"면서 "내년에도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0년과 2011년에는 회복세가 기대되지만 침체가 얼마나 이어질지를 가늠하는 것이 솔직히 현재로선 어렵다"고 덧붙였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의 플로서 총재는 "내년에는 미국 주택시장이 개선되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면서 반면 "미국 경기는 현 4.4분기에도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인플레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슈머 의원은 23일 ABC 방송 대담에 나와 오바마 당선자가 내년 1월 20일 집권하는 첫날 5천억-7천억달러로 추정되는 "(추가) 경기 부양책을 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역시 민주당 소속인 스테니 호이어 하원의원도 23일 폭스 TV에 나와 오바마가 취임하는 첫날 경기 부양책을 의회에 보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가 부양안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는 추정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