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세청 및 일선세무서 등에 따르면 한상률 국세청장은 지난주 각 지방청장들에게 50년생인 산하 세무서장들에 대한 명예퇴직을 권고하는 방침을 시달했고, 지방청장들은 해당 세무서장들에게 이같은 방침을 즉각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의 명예퇴직제도는 서기관 이상 간부들이 정년을 2년정도 앞두고 후배들을 위해 관직을 내려놓는 제도로 만성적 인사적체 현상을 해소하는데 기여하면서 일부 부정적 견해도 있지만 국세청 내에서는 '아름다운 관행'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이번 50년생에 대한 명퇴 추진과 관련 국세청 간부들은 '강제명예퇴직제도는 운영하지 않겠다'는 한상률 국세청장 스스로의 약속을 깬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신뢰를 특히 중시하는 한 청장이 약속을 깨면서까지 고참간부들에게 명예퇴직을 권유한 것은 최근 당·정·청에서 논의됐다는 정부부처 인적쇄신 움직임의 연결선에서 나온 조치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번 조치가 인적쇄신이나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루어질 경우 세무서장급에서 그치지 않고 1급을 포함한 고위공무원단에게도 명퇴에 준하는 조치들이 취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국세청의 한 간부는 "이번 조치는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인적쇄신과 관련 국세청 인적쇄신의 신호탄으로 봐야한다"며 "파급이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는 두고봐야겠지만 파장이 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는 국세청 인적쇄신의 시작일 뿐 고위공무원단에 속한 간부들에게까지 곧바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과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국세청 일각에서는 "성과-인사 연계를 강조해왔던 한 청장이 지난 주에 열린 국세청 간부회의에서 올해는 11월말 현재를 기준으로 성과평가를 할 방침을 밝혔다"며 "이는 국세청 인적쇄신을 12월 안에 마치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내다봤다.
이들은 또 "한 청장은 국세청 4급 간부에서 인적쇄신의 시작을 알린 것 같다"며 "범 정부차원에서 인적쇄신 분위기가 무르익는 만큼 4급 간부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분위기를 감지한 고공단 소속 간부들도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지 않겠느냐는 포석이 깔려있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