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훈훈한 미소를 머금고 사람 끌어안기를 좋아했던 사람 그리고 오로지 국세청만 생각하고 사랑했던 김용재 중부지방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이 26일 정든 국세청을 떠났다.
지난 1966년 국세청이 설립된지 2년 뒤인 68년 9급 공채로 국세청에 발을 들여놓은 지 꼭 41년만이다.
26일 중부지방국세청 청사 1층 대강당에서 중부청 간부들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치러진 퇴임식에서 김용재 납세자보호담당관은 "돌이켜 보면 국세청의 선후배 동료들에게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41년 동안 세무공무원이었던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1년간 국세청에 재직하면서 한가지 얻은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으로 자기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열매는 반드시 달콤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그리움의 덧문을 닫는 이 순간 집 떠나는 아이처럼 걱정도 된다"며 "그러나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속에 단기필마의 도전자세로 앞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김 부이사관의 모습은 헌신적인 자기희생과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남다른 사람이다.
또 치밀한 업무처리와 불도저 같은 추진력 등 '뚝심'이 대단하고, 국세청 내에서도 손꼽히는 '강직한 국세공무원'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승재 중부청장은 "김 납보관은 국가에 대한 남다른 충성심과 자기희생으로 국세청 발전에 일익을 담당한 거목과 같았던 인물"이라며 "그의 입지전적인 뜻을 중부청 4800명 직원은 높이 기려 칭송하고, 미래의 꿈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치사했다.
9급 출신으로 국세청에 들어와 적지않은 업무성과를 거뒀던 그는 영남 또는 호남으로 나뉘어 중용되는 국세청 토양에서 번번히 승진문턱에선 좌절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이 직접 기획해서 추진한 성과도 승진을 앞둔 부하직원에 공을 돌려, 관리자 진출이 늦어졌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6.25동란 과정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모두 여의어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내왔던 그는 41년 국세청 재직기간 동안 다소 처지거나 소외된 직원에 대해선 언제나 든실한 ‘맏형’ 역할을 해오기도 했다.
관리자의 길에 나선 이후에는 지적이나 호통보다는 끊임없는 칭찬과 격려의 리더십을 견지,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 깊이 따르는 직원이 많다.
작년말 본청 운영지원과장을 맡았을 땐 50년생 출신 동료간부들을 대거 보내고 남모르는 고통을 느껴왔으며, 감찰과장으로 재직시절 전군표 前국세청장과 정상곤 前부동산관리국장의 불미스런 일을 맞아 고군분투하기도 했다.
그는 국세청 감찰담당관을 지내던 당시 행정자치부가 53개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2006년 공직자 재산등록 실태점검에서 국세청을 전체 1위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겨주기도 했다.
또 국무조정실이 47개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벌였던 공직기강확립 실태점검에서도 국세청을 당당히 종합1위 자리에 올려놔 2006년 기준 사정기관별 평가결과에서 연이어 최상위에 랭크되는 겹경사를 맞게 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과 국세청 감사관실에 오래 근무했으며, ▲대통령비서실 ▲평택세무서장 ▲서울지방국세청 감사관 ▲국세청 감찰담당관 ▲국세청 운영지원과장을 거쳐 올 초부터 중부청 납세자보호담당관으로 재직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