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세청 사람들은 제18대 국세청장 후보로 내정된 백용호 前공정거래위원장(이하 내정자)의 성향 및 업무스타일 파악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하위직 직원들은 물론 간부급들도 여기 저기 백 내정자와 관련해 들려오는 '정보'에 잔뜩 귀를 기울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백 내정자가 공정위원장 취임 이전까지 공직경험이 전무한 학자출신에다가 설마, 국세청장 후보자로 내정 받을 것이라는 '예상'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백 내정자에 대한 정보는 국세청 사람들의 관심사 축에도 끼지 못했었기 때문이죠.
현재까지 국세청 사람들에게 '오픈'된 백 내정자에 대한 정보는 출신 지역(충남 보령), 출신 학교(남성고-중앙대)와 함께 공정위원장 재임 당시 업무스타일에 대한 '조각정보(언론보도)' 정도에 불과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세청 사람들은 백 내정자와 관련한 작은 정보 하나라도 더 수집해 향후 인사동향 및 국세행정 전개 방향을 셈해보는 데에 은근히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현재 백 내정자는 서울지방국세청 남대문 별관 3층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철통보안(?) 속에 인사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임광현 국세청 정책보좌관이 백 내정자를 돕고 있습니다.
백 내정자는 공정위원장 퇴임식 직후 서울국세청 남대문 별관 사무실로 이동, 허병익 국세청 차장, 이현동 서울지방국세청장 등 주요 간부진과 상견례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3일부터는 인사청문회 준비의 일환으로 국세청 각 국.실 간부들과 상견례를 겸한 간략한 업무보고를 받기도 했죠.
특히 백 내정자는 납세자 권익과 직결되는 업무를 관장하는 납세지원국과 법무심사국 등 부서 업무보고 이후에는 업무개선과 관련한 주문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는 전언입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국세청 각 국.실 업무와 관련해 자신의 견해를 강력하게 피력하거나 잘잘못을 따지는 등의 언급을 최대한 자제한 채 각 국장들로부터 국세청 업무내용을 열심히 귀담아 듣는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입니다.
그렇다면 국세청 간부들의 눈에 비친 백 내정자의 스타일은 어땠을까요.
국세청 간부들은 백 내정자의 스타일 평가에 대해서는 신중함을 기하는 모습입니다.
그저 업무보고 후 몇 마디 말이 오고간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백 내정자의 스타일이 딱 이렇다는 평가를 내리기가 곤란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국세청의 한 간부는 "몇 마디 이야기 나눈 것만 가지고 내정자의 성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지 않겠느냐"라며 "정식 취임 이후 손발을 맞춰 업무를 진행해 봐야 정확한 진단이 나올 것 같다"고 귀띔했습니다.
국세청 간부들이 백 내정자로부터 받은 '첫인상'은 어땠을까요. 이 부분 역시 '모범답안'에 가까운 평가만이 나옵니다.
업무보고를 진행하면서 백 내정자와 대면한 국세청 간부들은 백 내정자에 대해 "학자(學者)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차분하고 샤프하다"는 식의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일부 간부들은 "고집이 상당할 것 같다"는 평가도 내놓았습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간부들 개개인의 주관적 시선에서 본 백 내정자의 첫 인상에 불과합니다. 진짜 '인간 백용호'의 성격과 스타일은 아마도 국세청장에 정식으로 취임한 이후 천천히(또는 급격히)그 '본색'을 드러낼 것으로 보입니다.
국세청의 한 간부는 "국세청을 잘 이끌어 나갈 역량을 갖춘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라며 "백 내정자가 학연·지연에 연연하지 않고 일로써 승부하는 타입이라는 말이 많더라. 이런 점을 놓고 보면 앞으로 국세청 문화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