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 퇴직급여부채 '보험수리적 개념'으로 산정
회계기준 달라져 기업 세무조정 부담 추가 발생 예상
2011년 금융기관 및 상장회사에 국제회계기준(IFRS)이 전면 도입되면, 지금보다 퇴직급여부채가 더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퇴직급여부채를 산정하는 기준이 훨씬 복잡해져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현행 기업회계기준(K-GAAP)은 직원들이 일시에 퇴직할 것을 가정해 산출된 퇴직급여를 퇴직급여부채(충당금)로 적립하고 있는 반면, 국제회계기준은 미래에 예상되는 퇴직급여를 보험수리적 가정을 사용해 시장이자율로 할인한 금액을 퇴직급여부채로 산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퇴직급여부채가 현재보다 훨씬 증가하게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퇴직급여부채에 대한 회계처리가 변경되면서 세법과도 마찰이 생기게 된다. 세법은 현행회계기준과 마찬가지로 '직원이 일시에 퇴직할 경우'를 가정해 산출된 퇴직급여부채 중 30%를 손금산입하도록 돼 있다.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한 기업은 대차대조표에 담길 퇴직급여부채를 보험수리적 개념으로 산정해야 하고, 세금을 내기 위해서는 별도로 모든 직원이 일시에 퇴직할 경우를 가정해 산정한 퇴직급여부채를 기준으로 손금산입 금액을 산출해야 한다.
이와 관련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및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은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산출된 퇴직급여부채를 기준으로 손금산입을 하도록 세법을 개정해 기업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 IFRS는 퇴직급여부채 '보험수리적 개념'= 현행 기업회계기준은 당해 사업연도 종료일 현재 재직하는 모든 직원이 퇴직할 경우 지급해야 하는 퇴직급여를 퇴직급여부채로 계상하고 있다.
반면 국제회계기준은 직원이 미래에 예상되는 근무연수, 경력, 급여인상률 등을 고려해 산출된 퇴직급여의 현재가치를 퇴직급여부채로 인식하고 있어 기업들은 국제회계기준 하에서 퇴직급여부채를 산출해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기업회계기준은 원가 평가를 기초로 하는데 비해, 국제회계기준은 공정가액 평가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퇴직급여부채를 산정하는 과정이 훨씬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임직원의 퇴직시점의 퇴직급여를 현재가치로 계상한다고 할지라도, 현 시점에 일시 퇴직했을 때의 퇴직급여보다 더 높을 것"이라며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퇴직급여부채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 세법은 '일시퇴직'기준…"세무조정 부담 발생"= 한편 국제회계기준으로 퇴직급여부채에 대한 회계기준이 달라져 기업으로서는 세무조정 부담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법은 현행 기업회계기준과 마찬가지로 모든 직원이 일시에 퇴직할 경우를 가정해 퇴직급여부채를 산정하고 있으며, 산정된 금액에서 '총급여액의 5%' 또는 '전 임직원이 퇴직할 경우 퇴직급여추계액의 30%' 중 큰 금액만큼 손금산입하도록 돼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제회계기준과 세법의 퇴직급여부채 산정방식이 서로 달라 기업은 퇴직급여부채를 두 가지 방식으로 산정 해야돼 업무 부담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한 기업에 한해 세법도 보험수리적 가정으로 산출된 퇴직급여부채를 기준으로 손금산입을 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예컨대 A기업이 현행회계기준에서 퇴직급여부채를 평균 10억원 정도로 산정했지만,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15억원 정도로 늘어났다고 하면 손금산입은 어떻게 달라지게 될까?
현행 세법을 그대로 적용하면, 국제회계기준으로 퇴직급여부채는 늘어나지만, 손금산입되는 금액은 모든 직원이 일시에 퇴직할 경우에 산출된 퇴직급여부채의 30%이므로 3억원만 적립된다.
기업으로서는 부채가 10억원에서 15억원으로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손금산입 금액은 이전과 변동이 없게 된다. 반면,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산정된 퇴직급여부채 15억원을 기준으로 손금산입을 하게 되면 4억5000만원을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
한 상장회사 관계자는 "세법에서도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보험수리적 가정으로 산출된 퇴직급여부채를 허용하도록 해 세무조정의 부담을 덜어주고, 부채가 증가한 만큼 손금산입 금액도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