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보호 강화, 부당 금품요구 금지
계약위반 위약금도 합리적으로 개선
-공정위, 연예인 표준계약서 마련-
앞으로 가수, 연기자 등 연예인과 연예기획사와의 전속계약기간이 7년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 연예기획사는 연예인의 사생활을 과도하게 침해하지 못하며, 대외적으로도 사생활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강화된다.
또 연예인이 계약기간을 위반했을 때 지급해야 하는 위약금도 기획사 투자액의 3배, 5배에서 매출액의 일정액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11월 10개 대형 연예기획사들에 대한 불공정 약관 시정조치 이후,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수),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연기자) 등이 표준계약서에 대해 심사청구를 의뢰해 연예인 관련단체 및 현직 연예인들과 의견수렴 끝에 이 같은 내용의 표준계약을 마련하게 됐다고 7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연기자의 경우 7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기획사와 계약기간을 설정할 수 있다. 연기자 지망생 등은 조연, 보조출연 등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역할부터 천천히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 전속계약기간을 최장 7년으로 설정하게 된 것.
가수의 경우 당초 계약기간에는 제한이 없지만, 7년이 넘으면 가수가 계약해지를 주장할 수 있도록 했다. 해지통보 후 6개월 뒤에 계약이 종료되는 방식이다.
신인가수를 체계적으로 발굴·육성해 수익을 창출하는 데까지 10년이 넘는 계약기간이 필요하다는 기획사의 주장도 있었지만, 일부 성공한 가수보다는 대다수의 가수들의 권익보호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연예인이 계약기간을 위반할 경우 발생하는 위약금도 합리적으로 조정된다. 가수의 경우 '기존 연예활동기간 월 평균 매출액의 잔여기간 개월 수' 만큼을, 연기자는 '계약 잔여기간 동안 발생될 매출액의 15% 이내'를 위약금으로 내도록 했다.
항상 자신의 위치 등을 기획사에 보고해야 하는 현재의 불공정 약관도 개선된다. 기획사는 연예인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말아야 하며, 연예인의 사생활 및 인격권을 대외적으로도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강화된다.
연예인의 저작권이나 퍼블리시티권 등도 기획사와의 전속계약기간에 한해 사용이 가능하고, 계약이 종료되면 연예인의 연예활동과 관련해 취득한 상표권이나 디자인권은 연예인에게 이전되도록 변경했다.
한편 연예인의 수익활동에 대한 기획사와의 수익분배를 명확히하고, 연예인의 교육·훈련 관련 비용은 기획사가 부담하도록 했다. 연예인과 기획사간 분쟁이 발생할 경우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를 통해 해결하도록 했으며, 기획사가 연예인의 우울증 등 정신건강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지원하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표준계약서 사용이 강제사항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사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지만, 가수 또는 연기자들은 공정위 표준계약서를 통해 무엇이 공정한 내용인지 확인할 수 있게 돼 자신의 권익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