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부패신고의무 위반 징계처분 마련
앞으로는 부패행위를 저지른 공무원뿐만 아니라 이를 알고도 묵인, 신고하지 않은 동료공무원에 대해서도 방조죄로 징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부패행위의 묵인이 상급자의 지도감독책임 회피, 조직 차원의 부패척결에 대한 책임의식 저해 등 공직사회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초래한다고 보기 때문.
국민권익위원회는 7일 이같은 내용의 부패행위신고의무 위반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 강화방안을 마련해 각급 행정기관의 징계양정기준에 반영하도록 촉구·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 부패방지법에도 공직자의 부패행위신고의무가 규정돼 있고, 공무원의 직무상의 의무위반에 대해서도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징계처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권익위가 중앙징계위원회 등 주요 중앙행정기관 및 16개 지방자치단체의 감사관실에 확인한 결과 이같은 신고의무위반으로 징계처분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다.
특히 지난 2002년 이후 올해 5월말까지 권익위 이첩사건 607건 중에서도 공무원의 내부신고에 의한 것은 62건인 10.2%에 불과해 사실상 공직사회에서 부패행위에 대한 신고의무조항이 선언적 규정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동료나 부하직원의 부패행위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공무원에 대해 징계처분을 하되, 징계수준은 부패방조자가 직근 상급자일 경우 해당 부패행위자보다 1단계 낮은 징계처분을 하도록 하고, 소속부서의 동료직원이나 기타공무원의 경우에는 부패행위자보다 2단계 낮은 징계처분을 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각급 기관 감사관 등 감사부서장에게는 부패행위자 발생시 부패행위자의 직속 상급 지휘감독자, 소속 부서 직원 등을 상대로 부패행위 사전 인지 여부 등을 반드시 확인조사하도록 책임을 부여했다.
권익위는 이번 부패방조자에 대한 징계처분 강화방안을 오는 10일 열리는 각급 기관 감사관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각급 기관의 징계양정기준의 제·개정을 통해 당장 오는 9월부터 이행될 수 있도록 이행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행실태 점검결과는 내년부터 각급 기관 청렴도측정 및 시책평가에 반영하며 확인·조사의무를 불이행한 감사부서장에 대해서도 징계 등의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다.
정기창 권익위 부패방지국장은 "금번 징계처분 강화방안이 시행되면 내부의 부패 통제 시스템이 한층 강화되고, 공직사회 청렴문화가 확산되어 우리 사회의 청렴도가 한 단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