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硏, 외부불경제 품목 소비억제 개편방안 토론회-
8일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개최된 '외부불경제품목에 대한 주요 개별소비세제의 정책과제와 개편방안'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에너지 가격이 너무 낮아 에너지 절약에 대한 유인책이 되지 않고 있어 에너지 다소비 품목에 대해 개별소비세 등을 과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개별소비세가 매겨지는 귀금속 등은 과세금액 초과분에 대해 매겨지고, 에너지 다소비 품목은 전기소비량에 매겨져 세금의 목적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에너지 다소비 품목이 과세가 더 편리하고 세수 확보에 용이해 도입이 검토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성명재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에어컨, 대형냉장고, 대형TV, 드럼세탁기 등 에너지 다소비 품목에 개별소비세를 과세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정용헌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정책연구본부장은 "과거에는 소득에 비해 에너지 가격이 높아 전기불을 꺼야한다는 등의 에너지 절약이 이뤄졌으나, 요즘에는 에너지 가격이 핸드폰 요금의 3분의 1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에너지 가격이 너무 낮아 에너지 절약을 하자는 유인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에너지 효율이 높은 기기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고, 여기서 나오는 재원을 기술개발, 에너지 교육 등에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영 건국대 교수는 "상대적으로 과거보다 전기 값이 너무 낮아진 거 같다"며 "지식기반경제라는 것 자체가 에너지 고효율을 겸하는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 고효율 품목을 더 사용하도록 하는 조세정책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반면 정진우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산업정책본부장은 "개별소비세 개념은 과거 특별소비세로 사치재 품목에 부과하던 것이었고, 이 품목에서 전자제품이 폐지됐는데, '에너지 다소비 품목'이라는 새로운 논리로 포장돼서 다시 나왔다"며 "너무나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정 본부장은 "에어컨, 대형TV, 대형냉장고, 드럼세탁기 등 4개 품목이 국가 차원에서 전기소모량이 1%밖에 안 되고, 가정용은 얼마 차지하지 않는다"며 "산업적 측면에서 조금만 노력하면 에너지 소비를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품목에 세금을 부과하게 되면, 가격이 올라가고, 많은 중소기업이 어려움에 처해질 수 있다"며 "또 전자제품은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체제도 중요한데, 중국, 일본과의 가격경쟁력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본부장은 "과거 에어컨에 개소세를 부과했을 때와 귀금속에 개소세를 부과했을 때를 비교하면, 에어컨 세수가 몇 배나 컸다"며 "귀금속 등은 밀수가 많은데, 에어컨 등은 상대적으로 과세가 쉬워 행정편의주의적 사고로 에어컨 등에 세금을 부과하려는 것 같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