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국세인 담배소비세 신설…물가연동제 방식 도입에 동의
-조세硏, 외부불경제 품목 소비억제 개편방안 토론회-
8일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개최된 '외부불경제품목에 대한 주요 개별소비세제의 정책과제와 개편방안' 토론회에서 술·담배 등 외부불경제 품목에 대해 세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수였다.
그러나 정부의 재정이 어려운 시점에서 세수확보 차원에서 술·담배 등 외부불경제 품목에 세금을 인상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국세인 담배소비세를 신설하고, 물가연동제 방식으로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동의했으나, 정도와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진영 건국대 교수는 "술·담배 등 외부불경제를 일으키는 품목에 대해 세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원칙론에는 동의한다"며 "결국은 정도와 시간이 문제여서 지금 당장 도입해 어려운 계층에게 더 부담을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담배소비세는 지방세가 아닌 국세로 전환하되, 이유 없이 붙게 된 지방교육세 등을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주세의 경우 맥주 등 알코올 도수가 낮은 주류는 세율을 인상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덧붙였다.
온기운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은 "술·담배는 필수재가 아니기 때문에 가격탄력성이 크게 나타나기도 한다"며 "술·담배 세금이 인상되더라도 소비가 줄어 세수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어 합리적인 조세체계 개편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항기 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지난 2004년말 담배 갑 당 500원씩 인상했을 때 7개월 뒤 고등학생 흡연율이 28.6%를 감소했다는 통계도 있다"며 "저소득층이 담배를 피게 되면 그만큼 생필품을 살 돈이 없어지게 되는 악순환이 있다. 국민의 이해를 통해 경제가 어렵더라도 담배세를 인상하는 것이 더 낫다"고 밝혔다.
한편 김일종 한국담배협회 상임 부회장은 "역대 정부가 국가 살림이 어려워지면, 담배 세금 인상 카드를 들고 나왔고, 지난 2004년 말에도 범정부 차원에서 500원을 인상했고, 부처간 나눠먹기 식으로 분배했다"며 "이런 방식은 지양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나라 살림이 어려운 만큼 고통분담 차원에서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지만, 담배만 인상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면서도 "굳이 담배세를 인상해야 한다면,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국세로 전환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차홍기 한국주류산업협회 기획조사팀 이사는 "주류에 세금을 인상하는 것은 세수 확보에도 별 효과가 없고, 국민의 정서를 반영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주류로 인한 사회적 편익 비용도 있어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주세와 관련 "종량세보다는 종가세가 합리적"이라며 "주류업계는 자율적으로 공익재단을 설립해 매년 50억원 이상을 여성, 청소년 등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어 음주의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