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인하 속도 늦추는 것이 적절한 시점…금리인하 중단 아냐”
“그간 총 100bp 인하, 정책금리 중립 수준에 더 가까워지고 불확실성도 커져”
다수 해외IB “내년 1월 금리인하 가능성 사라졌다…금리인하 속도 느려질 가능성”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주요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25bp(1bp=0.01%p, 0.25%p) 인하했으나 만장일치가 아니었고 경제전망을 비교적 큰 폭으로 수정하면서 내년 정책금리 전망을 예상(3회 인하)보다 제약적으로 변경(2회 인하)한 점 등을 매파적(hawkish)한 것으로 평가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조광식 차장, 김대석·전은희 과장이 정리한 '12월 FOMC 회의결과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평가 및 금융시장 반응'에 의하면 미 연준은 정책금리 25bp 인하(4.50~4.75%→4.25~4.50%, Hammack 동결 주장), IORB(4.65%→4.40%) 및 O/N Reverse RP 금리(4.55%→4.25%) 각각 25bp 및 30bp 인하, QT 속도 유지를 결정했다.
정책결정문에는 변화가 있었다. "정책금리 추가 조정을 고려함에 있어(In considering additional adjustments to the target range for the federal funds rate,)" 문구는 "정책금리 추가 조정의 폭과 시기를 고려함에 있어(In considering the extent and timing of additional adjustments to the target range for the federal funds rate,)"로 변경됐다.
경제전망에선 경제성장률은 '24~'25년 상향조정, '27년 하향조정, 실업률은 '24~'25년 하향조정, 27년 상향조정, 물가는 PCE '24~'26년 상향조정, Core PCE는 '24~'25년 상향조정, 정책금리는 '25~'27년 및 Longer run 상향조정됐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물가 및 경제 상황 평가와 관련해 "미 경제는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가계소비도 여전히 견조.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조하나 점진적으로 둔화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2%를 하회했던 2019년보다 완화된 수준에 도달함에 따라 추가적인 둔화는 불필요. 인플레이션은 전반적으로 진전되고 있으나 최근 횡보세를 보이면서 아직 2% 목표를 웃돌고 있으며, 주거비 오름세는 꾸준히 둔화되면서 개선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재 정책기조와 관련해서는 "정책결정문상 'extent and timing' 문구 삽입은 정책금리 추가 조정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한 시점에 가까워졌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함이다"라며 "금일 25bp 인하는 금리인하가 너무 지연되어 고용이 불필요하게 위축되거나 금리인하가 너무 성급하여 인플레이션 진전이 저해될 위험을 모두 감안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정책경로와 관련해서 "지금까지 금리를 총 100bp 인하하였으나 여전히 정책금리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수준으로 둔화시킬 수 있는 제약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인 데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불확실성도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지금부터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전 및 노동시장 상황을 더욱 면밀히 살펴보면서 조심스러운 정책금리 결정이 필요한 적절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다(a new phase in the process)"라고 강조했다.
중립금리와 관련해선 "중립금리는 경험적 또는 이론적 모델에 따라 그 결과가 다양하고 경제 상황에 따라 변동하므로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당장에 통화정책 결정에 이용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그간의 금리인하로 현재 정책금리가 중립금리에 100bp 더 가까워졌다는 사실이며 이에 따라 정책결정을 더욱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관세정책과 관련해서는 "관세가 경제 및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으나 그 영향의 크기나 기간은 실제 결정된 정책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전개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관세 영향을 미리 반영하여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시기 상조라고 판단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O/N RRP 조정과 관련해선 "O/N RRP 금리를 이번에 30bp 인하하여 정책금리 목표수준의 하단(4.25%)과 일치시킨 것은 기술적 조정으로 통화정책 기조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은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및 인플레이션이 상향 조정되면서 내년 정책금리 전망이 예상보다 제약적으로 변경된 것에 주목하면서 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주가는 큰 폭 하락했으며 미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트럼프 신정부 정책 영향을 선반영할 수 없는 제약사항 등으로 점도표상 인하폭 전망이 시장가격에 반영된 수준(2회, 50bp 인하)에 비해서는 높을 것(대체로 3회, 75bp 인하)으로 예상했다.
Fed Funds Futures에 반영된 내년 1월 연준 25bp 금리인하 확률은 17.1%→8.6%로 축소되고 연내 인하폭 전망도 47bp→32bp로 축소됐다(Bloomberg).
◆…자료=한국은행 제공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시장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25bp 인하했으나 만장일치가 아니었던 가운데 최근 견조한 경제 상황, 다소 주춤한 디스인플레이션 추세 등을 반영해 경제전망을 비교적 큰 폭으로 수정하면서 내년 정책금리 전망을 예상(3회 인하)보다 제약적으로 변경(2회 인하)한 점 등을 hawkish한 것으로 해석했다(hawkish cut).
기자회견에서 월스트리트저널 Nick Timiraos 기자가 "정책금리 추가 조정의 폭과 시기 고려시(In considering the extent and timing of additional adjustments to the target range)" 표현은 과거 연준이 금리인하를 한동안 보류할 때 사용한 것인데 동 문구 변경을 이런 방식으로 추론하면 되냐고 질문했으나 파월 의장은 동 표현은 금리인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한 시점에 와 있음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금리인하 중단에 대해서는 부정했다.
파월 의장은 그간 총 100bp 인하로 정책금리가 중립 수준에 더 가까워지고 불확실성도 커졌으므로 지금부터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전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신중하게 정책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것이 적절한 새로운 국면(a new phase in the process)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점도표상 내년 정책금리 전망 중앙값이 지난 9월 회의보다 2회 축소(4회→ 2회)된 것만으로 hawkish했는데 심지어 박빙의 승부(close call)가 아닌 대다수(14명)가 큰 이견 없이 2회 이하 인하로 의견이 모아졌다는 사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core PCE 물가 전망 리스크와 관련해 '대체로 균형'에서 '상방 편의'로 이동한 것 또한 hawkish한 요소로 작용했다"며 "더욱이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dovish한 여지를 일체 남기지 않았으며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문을 열었다고 평가된다. 향후 노동시장이 계속 견고하다면 추가 인하에 대한 정당성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골드만 삭스(GS·Goldman Sachs)는 "내년에 3회 이상의 금리인하를 전망한 위원이 5명에 불과한 점, 장기금리 전망도 상향한 점, 내년도 실업률 전망은 하향하고 core PCE 전망은 다소 큰 폭 상향한 점 등은 전반적으로 매파적인 요소가 더 우세하다는 근거"라며 "정책결정문에서 '범위와 시기(extent and timing)' 문구를 삽입한 것은 금리인하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을 암시한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전망이 상향되었는데 왜 오늘 금리인하를 단행했는지에 대한 WSJ의 Nick Timiraos 기자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는데 결국 이번 회의의 초점은 인플레이션 개선 속도 둔화에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며 "연준의 물가목표 달성이라는 본연의 의무에 집중한다면 결국 금리인하 속도가 늦춰질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는 "클리블랜드 연준 총재 Hammack 위원의 반대 의견(동결 선호)이 눈에 띄었으며 무엇보다 점도표상 지난 회의 대비 실업률 전망 리스크는 상방에서 균형으로 이동한 반면 물가 전망 리스크는 균형에서 상방으로 이동한 것이 인상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려 15명의 위원이 물가 전망에 있어 상승위험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라며 "향후 연준의 금리인하에 보다 신중한 접근(cautious about further cuts)이 예상된다. 이에 동사는 내년도 금리인하 폭 전망을 기존 3회(1월, 3월, 5월 각각 25bp)에서 2회(3월, 6월 각각 25bp)로 하향 조정한다"라고 설명했다.
Wells Fargo는 "Hammack 위원 말고도 투표권이 없는 다른 세명의 위원도 반대표를 던졌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전반적으로 매우 hawkish한 회의였으며 사실상 내년 1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평가된다"고 해석했다.
이어 "이번 전망과 관련해서는 일부 위원들은 트럼프 정책 영향을 반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되나 아직 일부에 그쳤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 정책 영향을 보다 포괄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하면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여력은 더욱 더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풀이했다.
프랑스은행 크레디아그리콜(CACIB)는 "정책결정문에 범위와 시기 문구 추가는 향후 완화 정도에 있어 불확실성을 남겨둔다는 측면에서 추가 금리인하에 있어 연준의 신중함을 시사한다"라며 "금리인하 결정이 만장일치가 아니였다는 사실은 향후 제약적인 정책금리 수준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점도표상 물가전망 상향,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등은 연준의 물가목표 달성에 대한 자신감이 약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