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의료 공백 심각…3~4년 후 군에 군의관 사라질 것"

이상돈 "의정 갈등 장기화…군·응급의료 붕괴 우려"

"지난 1년 동안 방치 이해 안돼…다음 정권서 논의"

이상돈 중앙대학교 법과대학 명예교수는 지난해 말 의료 대란과 관련해 "의대 증원 문제로 의대생을 뽑지 못한다면, 정권이 무너질 사안"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9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서 의료 공백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3~4년 후에는 우리나라 군대에 군의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현재 의정 갈등을 풀 수 있는 방안이 거의 없다"며 "2025년 3월 개강이 과연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굉장히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개강을 늦추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며, 일부 의료계 관계자들은 신입생들에게 '안식년'을 권하기도 한다"며 "결국 신입생 상당수가 휴학하거나 남학생들은 군대 갔다 오지 않는 한 개강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지난해 6월부터 이런 사태가 예고됐지만, 누구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시기적으로 굉장히 나쁜 정치적인 상황이라 현 정부의 장관들이 이 문제를 해결을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장관을 교체할 수도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결국 다음 정권이 새 장관을 임명한 뒤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충 짐작할 때 대선이 5월 초나 중순쯤 치러질 것으로 보이는데, 개강 이후 한 달이 지나면 사실상 1학기가 지나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또 1년 공백이 되는 것"이라며 "올해 나올 의사가 3000명이어야 하는데, 300명밖에 되지 않았다. 내년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군 의료 인력의 부족 문제를 심각하게 지적했다. 그는 "현재 의대생의 남녀 성비는 거의 1:1인데, 병역 의무가 있는 남학생들이 대거 휴학하고 군대에 가고 있다"며 "미리 사병으로 입대하면 복무 기간이 1년 남짓밖에 안 되지 않느냐. 이런 식으로 군 입대가 집중되면 결국 3~4년 후에는 우리나라 군대에 군의관이 없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군의관이 예비역 장교로 전역한 후에도 군 의료 인력은 유지돼야 하는데, 이대로라면 대한민국 군대는 군의관이 없는 상태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처럼 심각한 문제를 지난 1년 동안 방치했다는 게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이제는 쉽게 해결할 방법도 없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