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란의 트럼프 암살시도 부각해 강경대응 유도"
"전면적 동의 얻기 어려워"…트럼프 '중동 개입 최소화' 전략과 충돌
"확전 우려하는 걸프국과의 관계 복잡하게 하지 않을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17.05.23 <사진 위키미디아>
재임 시절 친이스라엘 횡보를 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가 확정되면서 이스라엘이 더욱 강경한 발언을 내고 있으나 트럼프 당선인이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백지 수표'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이란 측의 암살 시도를 이용해 미국의 對이란 강경 대응을 유도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BI가 미국 대선 전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지원한 두 차례 암살 시도를 적발한 바 있는데 네타냐후가 이를 최대한 부각해 트럼프 당선인으로 하여금 이스라엘의 계획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을 모두 끝내겠다고 공언했으나, 그가 1기 행정부에서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인 만큼 이스라엘은 더욱 강경한 발언을 내뱉으며 중동 재편 의지를 거듭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는 재임 당시 이란혁명수비대(IRGC) 지도자 카셈 솔레이마니를 암살하기도 했으며 이란과의 핵 협정을 파기하며 이란의 핵시설을 먼저 타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 있어 비판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트럼프 행정부 아래 '두 국가 해결책'에 대한 언급이 줄어들고 가자지구 '전후 계획'이나 군사 지원 삭감에 대한 위협을 피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그 어떤 국가 수장보다도 먼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귀"라며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뒤이어 극우파로 알려진 이스라엘 카츠 신임 국방장관은 이란의 핵시설 공격을 시사하고 나섰다. 그는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이란의 핵시설이 어느 때보다 공격에 더욱 노출돼 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을 무력화하고 제거하는 우리의 중요한 목표를 달성할 기회가 왔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 또한 팔레스타인 주권 국가 요구에 관해 "비현실적"이라고 발언하며 미국 등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있는 '두 국가 해결법'을 부정하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가 향후 트럼프 당선인의 전면적인 동의를 얻는 것이 예상보다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네타냐후가 트럼프 행정부 2기를 이스라엘의 '중동 재편'의 기회로 잡고 있으나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중동에서 빠져나오려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전략과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동에서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중국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1기 행정부에서도 이란에 대한 강경한 발언을 내뱉으면서도 중동에서의 미군 개입을 줄이겠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이란의 지도자들을 타격하는 것을 선호할 수는 있으나 전면적인 이란 체제 붕괴를 목표로 하는 네타냐후의 계획을 전적으로 지지할지는 미지수"라고 짚었다.
아울러 매체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비난하고 중동의 확전을 우려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국과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1일 이란은 '저항의 축' 지도부 암살에 대한 대응으로 이스라엘에 약 200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 혹은 석유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중동 내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았으나, 미국이 이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보복은 군 시설 등을 표적으로 하는 공격에 그쳤다.
